[이슈분석]디스플레이 산업 주요 변천사

어느 시장이든 영원한 1등은 없다. 선두 기업은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후발 기업들은 1등을 차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시장 환경이 변할 때마다 새로운 도전자에게 추격을 받는다.

디스플레이 산업도 끊임없이 변천했다. 업계 순위 변화는 드라마틱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초접전을 벌여왔다. 지난 1990년대까지만 해도 LCD 시장은 일본이 세계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이런 일본 기업들의 아성에 도전, 과감한 투자로 지난 2004년부터 일본을 앞지르며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나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대만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과 신기술 개발의 어려움 등으로 1위 자리에 대한 위협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크게 TV 중심의 대형 패널과 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패널로 나뉜다. 시장 규모로 보면 각각 절반씩 비중이다. 지금까지는 이들 시장에서 모두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형 패널 시장에서 중국이 급성장하며 우리나라 기업들을 뒤쫓고 있고, 중소형 패널 시장에서도 중국은 물론 일본, 대만 등이 무섭게 따라잡고 있다. 특히 중소형 패널 시장에서는 중국 BOE·티안마 등이 4~5세대 OLED 생산 라인을 구축 중이며, 일본 저팬디스플레이(JDI)도 반격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당분간 1위 수성과 탈환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단가 하락 압박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동안 고품질의 프리미엄 시장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TV부터 스마트폰·태블릿PC 시장의 무게 중심이 프리미엄에서 중저가로 옮겨가면서 또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특히 중저가 초고화질(UHD) 패널 시장에선 대만이 독주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올 들어서야 중저가 시장으로 영역 넓히기에 나섰다.

플렉시블 OLED, 대형 OLED, 곡면 OLED TV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겨냥한 경쟁이 어떤 구도로 펼쳐질 지 주목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