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미술 디자인 대학들이 창조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가 차원의 예술·디자인 교육 진흥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나섰다. 이공계열에 비해 국책사업의 수혜가 어려운 예술교육을 발전시켜 창조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국미술디자인계열 학장협의회(회장 이순종)는 오는 21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예술교육·연구진흥을 위한 ‘AK(Art Korea)’사업의 도입을 주제로 미래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심포지엄에서 국내 미술 디자인 대학 관계자들은 창조국가의 원동력이 되는 예술교육의 연구와 진흥을 위해 AK사업과 같은 종합적이고 거시적 진흥프로그램의 추진 필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창조사회와 예술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발표하고, 고정민 홍익대 경영대 교수가 경제학적 관점에서 예술의 중요성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준수 국민대 영상디자인학과 교수는 “중앙 정부가 대학 연구개발(R&D) 부문에 78%를 지원하는데, 이 중 49%에 해당하는 1조9000억원 상당이 이공계열 R&D에 투자된다”며 “예술, 체육 분야의 대학R&D 예산 지원은 0.43% 상당인 연간 175억원으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 교수는 “대학 평가를 국책 사업을 얼마나 수주했는가로 평가하는 상황에서 학문진흥정책의 편중은 사실상 예술문화교육 교육의 사멸을 국가가 방기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협의회 측은 대학의 집단지원 프로그램에는 독립된 지원영역이 없어 영상과 디자인계열의 극소수 대학을 제외하면 지원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예술분야의 교육·연구 지원 정책을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AK사업의 도입으로 예체능 계열의 대학 연구지원 범위도 대폭 확대해 7% 수준인 2500억원대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순종 서울대 미대 학장은 “현재의 대학 특성화 사업은 사실상 인문사회계열을 포함한 예술대학의 구조조정을 의미한다”며 “창조경제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스티브 잡스도 대학 시절에 받은 타이포그라피 디자인 수업을 가장 중요한 영감의 순간으로 꼽았던 것처럼 창조산업의 핵심이라 불리는 예술, 디자인, 미디어, 문화유산 등을 활성화하려면 예술교육을 진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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