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발전, 태국 시장 공략 본격화

국내 발전 기업의 태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 됐다.

한국중부발전(사장 최평락)은 지난해 태국 나바나콘 복합화력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데 이어 최근 ‘나바나콘 가스복합발전소’ 종합 준공식을 개최하고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나바나콘 가스복합발전소는 국내 기술로 만든 발전 설비와 시설이 처음 들어가는 사업으로, 이를 계기로 타 발전사업 수주 및 후속사업 발굴에 교두보로 활용될 전망이다.

중부발전이 지난 2012년 166억원을 투자해 지분 29%를 보유 중인 나바나콘 가스복합발전소는 총 사업비 2181억원, 설비용량 110㎿ 규모로 인근 나바나콘 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한다.

사업은 태국 정부가 민간주도운영(BOO) 방식으로 발주한 것으로 태국전력청과 25년간 전력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 동안 중부발전은 약 625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최평락 중부발전 사장은 “태국 발전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지정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프로젝트 성공을 바탕으로 태국 내 후속 민자발전사업을 추가로 수주하고 운영과 정비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태국을 교두보로 인도차이나 반도 전력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나바나콘 가스복합발전사업은 중부발전이 2007년 태국에 첫 발을 내디딘 후 7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일본계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태국 민간발전시장에 국내 발전사 최초로 진입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중부발전의 태국 발전시장 진출로 국내 협력업체도 수출실적을 올리게 됐다. 외부로 나가는 열을 재활용하는 배열회수보일러(HRSG)의 경우 국내 기업인 BHI에서 납품, 800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명진테크와 아이펙은 발전소 정비부품 10만 달러어치를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성과는 현지 기업과의 협력과정에서 쌓은 신뢰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중부발전은 해당 사업을 수주하면서 발전소 건설과 운영은 물론이고 직접 기술전수까지 도왔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 2명을 현지에 파견하고 본사 기술연구센터가 상시 지원하도록 했다. 발전소 건설단계부터 성능시험, 신뢰도 운전 등 최적화로 건설 공정을 45일 가량 단축하는 결과를 낳았다. 발전기 불시정지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고 발전소 운영비용 210만 달러 절감 등 세계 수준의 발전기술력도 전수했다.

필요자금 조달도 수월했다. 총 사업비의 76%를 태국 산업은행인 크롱타이은행(KTB)에서 부담했다. 자리 우치산티 KTB 부행장이 지난해 서울복합화력 건설현장을 방문, 세계 최초로 건설 중인 도심지 대용량 지하발전소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번 성과는 최평락 중부발전 사장이 구상 중인 인도차이나 반도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청신호다. 부발전은 지난 2010년 660㎿급 인도네시아 찌레본 발전소를 준공하면서 해외 독자진출의 길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한전 허가를 받거나 동반진출 때만 해외 진출이 가능했다. 탄중자티 1320㎿ 석탄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 2곳도 성공적으로 건설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탄중자티 석탄화력발전소는 지난해 설비 가동률, 고장 정지율 등 인도네시아 전체 발전소 평가에서 1위를 기록, 34억원의 포상금 받기도 했다.

올해 9월로 예상되는 베트남 반퐁 석탄화력발전소 운영 정비 사업 계약 전망도 밝다. 동남아시장에서의 인지도도 높고, 전체 사업을 수주한 일본 스미토모 상사와는 인도네시아 사업에서부터 신뢰관계를 구축한 상태다. 부발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의 성과가 베트남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중부발전 해외사업이 동남아시아 전체로 확대되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