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등 모두 7개사가 주주총회를 개최한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정몽구 회장이 현대제철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나면서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왔다.
현대자동차는 이날 친환경 자동차 등 R&D 투자를 강화해 질적인 성장과 선두기업의 위상 강화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가장 중요한 실천과제는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선행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면서 “친환경 그린카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스마트카 등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 역시 “친환경차와 안전기술, 연비저감기술 등 분야에 R&D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연비와 이산화탄소배출 등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친환경차 기술 개발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올해 현대차 글로벌 판매목표인 490만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펴기로 했다.
김충호 사장은 “내수에서는 신모델 출시와 디젤차 확대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미시장에서 신형 제네시스와 신형 쏘나타, 유럽에선 i10과 i20, 중국에서는 중형세단 밍투를 출시하는 등 지역별 세분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판매망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해외 전 공장 3교대 운영 등을 통한 생산능력 증대 등이 올해 경영 방향으로 제시됐다.
관심을 모은 오너 일가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예상대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각각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서 3년간 회장 및 부회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다만 정몽구 회장이 현대제철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나면서 현재 현대제철 사내이사인 정의선 부회장 역할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선 기아차와 현대오토에버 등기이사인 정 부회장이 정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반을 챙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아차는 21일 주주총회를 연다.
지난해 현대위아에서 현대모비스로 자리를 옮긴 정명철 사장은 임기 2년의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