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물질(Metamaterial)’은 특정 원자나 분자로 이뤄진 자연계 물질과 달리 인위적으로 설계해 만드는 파장보다 작은 크기의 인공 물질이다. 자연계 물질을 넘어선 파장이나 파동 영역의 응용 기술로도 해석된다.
자연계 물질은 일정한 패턴으로 빛을 반사하거나 굴절시킨다. 메타물질은 두 가지 이상의 자연물질을 조합한 것으로 굴절된 파장이 특정한 길을 따라 흐르도록 유도해 다양한 물성을 발현할 수 있다.
이학주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융합기계연구본부장은 “메타물질은 엔지니어링과 설계를 통해 기존 물질로는 불가능한 극한의 물성을 구현할 수 있는 기존 과학기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혁신적 재료 기술”이라며 “NT, IT, ET, BT, CT, ST와 융합해 미래 통신, 에너지, 의학, 국방 분야에서 혁신적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계적 핫이슈로 떠오른 투명망토는 메타물질이 기술적 토대다. 메타물질로 만든 투명망토는 빛을 반사하지 않고 우회시켜 물체에 반사돼 눈에 들어오는 빛을 없애 마치 물체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이러한 메타물질의 물성을 이용해 투명망토 외에도 스텔스 무기, 고해상도 생체 이미징 기술, 고효율 박막태양전지 등 다양한 혁신적 제품과 기술이 연구개발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2년 기업 기금을 토대로 국립과학재단 산하에 메타물질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메타물질 안테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0년 300여명의 전문인력이 투입된 민간 메타물질 전문연구기관 광치연구소를 설립했고, 2011년에는 20억위안(약 3462억원) 규모 메타물질 산업기금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는 기계연과 연세대 등이 메타물질 설계 기법과 새로운 메타물질 개발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메타물질 적용 연구는 아직까지 단순 금속 기반을 중심으로 이뤄져 실시간 제어나 변화 등 혁신적인 응용이 어렵다. 또 기술상의 메타구조체 제조는 여전히 2차원의 고가 소면적 공정이 대부분을 차지해 상용화를 위해서는 저가 대면적 공정이 필요하다.
이학주 본부장은 “최근 메타물질의 연구 범위가 전자기 분야에서 음파, 탄성파, 지진파를 포함하는 모든 파동시스템으로 확장되면서 다양한 설계 및 제조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며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등 신소재를 이용한 지능형 메타물질로 연구개발과 적용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