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가 전력 산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으로 부상했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까지 파생할 수 있어 산업적 가치도 높다는 분석이다. 문승일 서울대학교 교수는 18일 열린 ‘ESS와 에너지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언’ 주제발표에서 “ESS를 활용하면 전력 산업에 닥친 다양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산업까지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ESS를 주파수조정 보조서비스(FR) 설비로 활용하는 게 가장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화력발전소 전력 생산 가동률은 95%로 나머지 5%는 갑작스런 전력수요 변동이 발생할 때 주파수 보정용 전력을 공급하는데 사용된다.
문 교수는 “화력발전소가 감당했던 FR을 ESS로 대체한다면 화력발전소를 추가 운영하지 않고도 150만㎾ 발전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화력발전소 증설을 피하고, 경제성도 높아 미국 등 국가에서 이미 대형 ESS를 FR로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발전으로 생산한 전력 품질이 불안정한 문제도 ESS가 해결하는 등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핵심 설비로 부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ESS 비상발전 기능에도 주목했다. 문 교수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비상발전기의 발전 용량은 원전 20기에 달하는 2000만㎾에 육박한다. 하지만 디젤발전기 위주로 보급돼 있어 유지보수에 어려움이 있다. 실제 2011년 9·15정전 당시 비상용 발전기의 60% 이상이 작동하지 않았다. 문 교수는 “ESS는 전력공급이 중단되면 즉시 전기를 공급할 수 있어 비발전기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ESS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사회적 편익도 높지만 여전히 설치비용이 높아 경제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 또한 사실이다”며 “비용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을 낮추고 ESS전용 요금제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더해지면 에너지시장이 크게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