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첨단산업단지가 지역산업 활성화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도시첨단산업단지(이하 도시첨단산단)는 도시 내 또는 인근에 IT, BT, 지식서비스 등 첨단산업을 육성할 목적으로 개발 조성하는 단지다.
현재까지 부산 회동·석대 등 4곳이 개발 완료돼 가동 중이고, 인천 하이테크파크 등 7곳이 개발 중이다. 이외에 센텀시티 일반산단 등 지자체 및 민간 주도로 개발돼 기능상 도시첨단산단 역할을 하고 있는 곳도 수십 곳에 이른다.
가동 중인 도시첨단산단은 고급 R&D 인력과 첨단 업종의 기업 집적화를 주도하며 지역 산업 활성화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산 회동석대 도시첨단산단은 지역 제조IT기업 20여개의 집적화와 고급 연구인력 유입을 토대로 수출 경쟁력이 높은 IT융합 제품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춘천 도시첨단산단은 금융콜센터를 중심으로 전자, 통신장비 업체 유입을 이끌며 춘천을 첨단산업도시로 바꿔나가고 있다.
지정이 아닌 기능상의 도시첨단산단인 센텀시티는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10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쳐 현재 동남권 최대 고부가가치 IT융·복합 지식산업단지로 자리 잡았다. 인근 상업 주거 시설과 연계해 고급 인력이 몰리고, 수도권 등 외부 기업 유치도 증가세다.
산업단지와 도시 전문가들은 도시첨단산단을 지역 산업단지 개발 및 산업 활성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스웨덴,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지역은 물론 싱가포르와 대만 등 아시아 각국은 앞 다퉈 크고 작은 도시첨단산단을 개발, 지역과 국가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장철순 국토연구원 박사는 “산업단지 입주 선호도는 과거 규제 완화나 세금 감면에서 이제는 고급 생활환경 구축 여부가 판단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세계 선진국들이 대도시 인근에 특화 첨단산단을 조성하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기존 제조 중심의 산업단지가 각종 통계에서 나타나듯 성장 한계에 봉착한 것도 도시첨단산단에 주목하는 이유다. 기존 산업단지는 노후화에 열악한 정주 환경이 겹쳐 젊은층이 외면하면서 인구 유입이 감소하고,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에 도시첨단산단은 교통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입주자의 교육 및 문화적 욕구에도 쉽게 대응할 수 있다. 첨단기업과 고급인력의 집적화는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융합 네트워크로 이어진다.
정부는 지난 12일 기존 산단 외에 인천, 대구, 광주 3개 지역에 도시첨단산단을 추가해 첨단산업과 주거, 상업·업무시설, 교육연구시설 등을 함께 갖춘 산학연 연계 모델로 개발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자체 공모를 거쳐 6곳 이상을 추가할 예정이다.
도시첨단산단 조성이 100%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산단 확대 정책과 함께 기존 사업 과정의 보완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창원시내 경남지능형홈산업도시첨단산단의 경우 471억원을 투입해 지난 2010년에 완료했지만 현재까지 분양률이 극히 저조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춘천도시첨단문화산업단지 또한 애니메이션박물관 등 문화시설은 늘고 있지만 기업 분양이 저조한 상태다.
허재완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창조경제시대는 기존 제조업 위주의 단일 산업단지가 아닌 제조와 서비스가 공존하는 새로운 유형의 산업단지를 요구하고 있다”며 “지역의 도시첨단산단은 실수요자와 중소기업의 필요성을 기반으로 연구개발과 생산, 주거 환경 등이 잘 연계될 수 있는지 주변 환경을 세심하게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