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통카드 결제시스템 기술이 유럽 관문을 뚫었다. 오세아니아·동남아시아와 중남미에 이어 유럽 시장에도 진출, 한국형 교통카드시스템이 세계에 구현될 날도 머지않았다.
LG CNS는 그리스 정부가 발주한 아테네 대중교통 결제시스템 구축 사업인 ‘아테네 e티케팅’을 현지 업체인 테르나에너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다고 19일 밝혔다. 전체 예산이 1억3790만유로(약 2054억원)로 LG CNS가 담당하는 분야는 1000억원 규모다.
그리스 교통부 산하 아테네도시교통공사가 발주한 이번 사업은 시스템 구축 2년과 운영 10년을 포함한다. 2016년까지 아테네 시내의 버스·트롤리버스·지하철·국철·트램 등 모든 대중교통수단에 교통카드 단말기와 게이트, 자동승차권발매기를 설치한다. 교통운임 정산을 위한 정산센터도 구축한다. 2026년까지 교통카드 인프라와 센터시스템을 운영한다.
시스템이 가동되면 아테네 시민들은 종이 승차권 대신 교통카드를 이용, 환승 할인과 거리비례 요금을 적용받는다. LG CNS는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위해 테르나에너지와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다. SPC 수익은 투자자에게 배당금으로 지급되지 때문에 지분투자 수익도 확보할 수 있다. 사업자금은 유럽연합(EU) 펀드, 테르나에너지와 LG CNS의 지분투자, 한국수출입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조달된다.
이 사업은 지난 2011년 사전적격심사가 이뤄져 추진될 예정이었으나 경제위기 등으로 2년간 발주가 지연됐다. 당시 심사를 통과한 6개 업체 중 3개사만 최종입찰에 참여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 지난해 12월 열린 그리스와 한국 간 정상회담에서 이 사업을 논의해 주목받았다.
LG CNS의 이번 사업 수주는 유럽 첫 진출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 그동안 미국·프랑스 기업의 텃밭이었던 유럽 시장에서 국내 IT서비스기업이 경쟁해 선진기술의 진입장벽을 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LG CNS는 앞서 뉴질랜드 웰링턴, 콜롬비아 보고타 등에 한국형 교통카드 결제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 운영하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