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 규모를 추가 축소했으나 국내 산업계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우선 양적완화 축소방향은 지난해부터 이미 예고됐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이은 세번째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인데다 축소 규모도 100억달러로 시장이 예측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는 19일(현지시각) 월 650억달러인 양적완화 규모를 내달부터 5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를 제로(0∼0.25%)에 가깝게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는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및 지난 1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달러였던 채권 매입 액수를 각각 100억달러씩 줄이는 테이퍼링에 착수한 데 이어 세 차례 회의 연속으로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국내 678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85.7%가 미국 양적완화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답했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56.7%)이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43.3%)에 비해서 높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향후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제품경쟁력 강화, 신시장 개척, FTA 활용 등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우리 수출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예고된 흐름인데다 미국 경제 회복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전제로 한 조치라는 점에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3차 테이퍼링 결정에도 국내 업계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예상하지 못한 변수 발생 가능성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전자업체들은 이번 조치로 금융·외환시장이 움직일 수 있겠지만, 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결제통화를 다원화하고 있는 데다 해외 생산비중을 높여 환율 변동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환율의 단기적인 움직임은 어느 정도 햇지가 가능하다. 다만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외환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이번 테이퍼링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미국 자동차 수요 증가세 둔화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 자동차산업연구소는 양적완화 축소 흐름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 7.6% 성장한 미국 자동차 수요가 올해 3.2%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시장 축소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