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네덜란드·독일 순방 출국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5박 7일간 네덜란드·독일 방문길에 올랐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독일을 방문해 앙겔라 마르켈 총리와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이어간다.

박 대통령은 24일 오전 마르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이어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이 별도로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다. 이어 24∼25일 헤이그에서 열리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개막 연설을 통해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의 책임을 강조하고,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 아래 국제핵안보체제의 발전방향을 제시한다. 또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각각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25일 한미일 3자 정상회담을 한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공식적으로 마주선다. 3국 정상은 북핵문제 대응 및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 별도 회담도 갖는다. 두 정상 양자 회담은 지난해 6월 중국 베이징과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각각 개최된 이후 5개월여 만이다.

같은 날 오후 독일로 이동해 26일에는 대통령 궁에서 요아힘 빌헬름 가욱 독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국빈 오찬에 참석하고, 브란덴부르크 문을 시찰한다. 이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과 만찬을 갖고 △양국 중소기업간 교류·협력 확대 △양국 기업간 산업기술 협력 강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연구기관 간 협력 △통일협력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여타 지역 정세 등을 논의한다.

27일에는 겐셔 전 서독 외교장관과 쇼일블레 전 서독 내무장관 등 독일 통일과 통합의 주역들을 접견해 독일의 경험과 한반도 통일에 대한 조언을 청취할 계획이다. 한-독일 경제인 오찬에도 참석하고, 독일 기업도 방문한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구 동독지역인 작센주 주도 드레스덴시를 방문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파괴됐다 재건에 성공해 화해의 상징이 되는 도시다.

28일에는 독일 5대 명문 공대 중 하나인 드레스덴 공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고, 연설도 한다. 이어 프랑크푸르트로 이동,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파독 간부 및 간호사 출신 동포를 접견한다.

한편 정홍원 국무총리는 22일 국회 통과를 기다리는 원자력 방호방재법 개정안과 관련, 긴급 호소문을 발표하고 “북한 핵문제의 일차적 당사자인 우리나라 대통령께서 당시 의장국으로서 했던 핵안보에 관한 국제적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관련 연설을 하게 된 것은 국익차원에서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국익과 국민을 위해 국회가 정파를 떠나 진취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정 총리의 긴급 호소문 발표는 늦어도 박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 연설이 예정된 24일전까지는 국회에서 개정안이 처리되도록 하기 위해 긴급히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