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상당수 한국 기업은 여전히 중국을 제3국 수출용 생산기지로만 활용하고 있다.
23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 중국 수출액은 1459억달러로 이중 가공무역은 47.6%를 차지해 2007년 54.2%보다 6.6%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가공무역 비중이 2007년 38.9%에서 2013년 25.5%로 대폭 낮아진 것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대중 수출에서 한국의 가공무역 비중은 경쟁국인 일본 34.8%, 홍콩 36.1%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14.5%)보다는 3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무역협회는 한국 기업이 미국과 유럽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을 임가공 기지로 활용하는 기존 전략을 크게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대도시 소비수준이 이미 중진국을 넘어섰는데도 한국 기업들은 현지 소비자에게 제대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중국이 세수 증대를 위해 가공무역 금지품목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경쟁국보다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