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개혁 후속 조치 착수...`덩어리 규제` 원점 재검토 등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일 ‘7시간 끝장토론`을 주재하면서 규제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자 정부 부처가 발빠르게 규제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정부 부처는 회의에서 지적된 규제를 포함, 경제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규제를 파악, 개선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처 워크숍을 개최하고 규제개혁방안을 논의했다. 민간도 규제개선지도를 만드는 등 정부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번에는 다를 것”=업계는 박 대통령이 “공무원 사회에서 규제개혁에 저항하거나 미온적 태도를 갖게 되면 반드시 책임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만큼 이번 만큼은 관련 부처가 강도 높게 후속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 지적 후 외국인이 공인인증서 없이도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금융위가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부처가 조금만 신경쓰면 개선될 수 있는 것이 공무원 사회의 복지 부동으로 차일피일 미뤄졌다는 방증이다.

특히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고 부처와 국민 대표가 거침없이 토론하는 모습이 생중계로 공개되면서 정부 부처는 반드시 규제 개혁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기업 관계자는 “대통령이 규제혁파 의지를 강조한 것만이 아니라 이를 공무원 평가로 연결하겠다고까지 한 언급은 이번 규제개혁이 단순히 구호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천력을 올릴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부처, 규제개선 공감대 형성=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22일 본부 및 소속기관 기관장, 실·국장, 사무관 등 480여명을 불러 ‘미래부 규제개혁 워크숍’을 주관한 자리에서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발표된 규제총량제 도입, 등록규제 전면 재검토 등을 적극 추진하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규제개혁 성과를 조기 창출하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규제개혁의 핵심은 실천이며 현장에서 체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라며 “규제개혁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자세”라고 강조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도 22일 ‘국토교통 규제개혁 간부 워크숍’을 열고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규제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서 장관은 “규제개혁이 성공하려면 공무원의 자세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국토부 직원 모두가 상하 구분없이 강한 의지를 갖고 규제개혁의 선도자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민간, 규제지도 마련=정부의 규제개선 후속조치에 발맞춰 민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규제지도’를 마련키로 했다. 전국 17개 시도의 행정시스템과 업무관행 등의 기업 체감도를 조사해 지자체별 규제실태와 내용의 비교, 분석에 즉각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한상의, 규제개선추진단은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풀뿌리규제개선 TF’도 구성할 예정이다.

TF는 조사항목 개발과 조사 방법 등의 세부실행 계획을 조속히 마련해 전국 50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규제에 대한 체감도, 정부부처와 일선 기관의 행정 만족도 조사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투명하고 기업활동에 편리한 전국규제지도를 만들어, 기업과 국민, 지자체가 모두 윈윈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소극적 행정으로 벌어지는 기업 애로를 해소하는 한편, 모범사례도 발굴해 보고서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