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식품 등 생활 속 방사선 응용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선 응용기술로 만들어진 건강기능식품 ‘헤모힘’과 화장품 매출이 해마다 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만든 헤모힘과 화장품 판매를 맡은 애터미는 전체 매출이 2011년 약 810억원에서 2012년 1417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2013년 매출은 2012년 보다 갑절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터미 측은 해마다 매출이 급증하는 이유를 방사선 응용 기술을 활용한 식품과 화장품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애터미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주력 제품은 방사선 응용기술로 만들어진 건강기능식품 헤모힘과 화장품인데 소비자들이 이 제품들을 한 번 써보면 다시 또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원자력연구원과 기술 제휴로 만들어진 제품이라서 더욱 공신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애터미 화장품에는 방사선 응용 기술이 녹아있다. 원자력연구원 생명공학연구센터에서 방사선 융합기술을 응용해 고순도 정제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화장품에 들어가는 녹차의 갈색 색상을 없앤다. 녹차가 건조되면서 갈색으로 산화되는 것을 막고, 동일 색상 대비 고함량 추출물을 함유한다. 조성기 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은 “녹차에 방사선을 약간 쪼이면 화학성분이 깨지지 않으면서 검은 색소를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기능식품 헤모힘은 방사선을 쪼인 쥐를 이용해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한 사례다. 방사선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면역기능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건강기능식품이다. 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선에 노출된 쥐를 이용하여 면역조혈계 손상 경감과 회복, 재생조직 방호, 산화적 손상 억제 등 다양한 요건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새로운 생약복합물 헤모힘(HemoHIM)을 개발했다. 2006년에 건강진흥 식품으로 등록됐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복합조성물(신물질)로는 1호 건강기능식품이다. 현재 원자력연구원은 헤모힘을 건강기능식품에서 의약품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헤모힘을 개발한 조성기 연구위원은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면역 체계가 깨지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며 “그래서 항암치료를 받을 때 면역 체계를 높여주는 식품 개발에 몇 년 동안 몰두해 헤모힘을 만들었다”며 “이제는 의약품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처럼 방사선응용분야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미래부 관계자는 “선진국일수록 원자력 분야 중 방사선 응용분야 비중이 높다”며 “정부도 방사선 응용분야 연구개발(R&D)에 좀 더 많은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