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일본 등 동북아시아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이 ‘아시아 프리미엄을 철폐하고 천연가스를 저렴하게 공급할 것’을 촉구했다. 24일 한국가스공사 주최로 일산 킨텍스에 열린 ‘가스텍 2014’ 콘퍼런스에서 북미 셰일가스, 아프리카, 호주 등 천연가스 공급선이 늘어나 기존 공급처인 중동 등의 아시아 프리미엄 가격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북미 셰일가스 혁명, 기후 변화에 따른 가스 수요 증가 등으로 가스 황금기가 열릴 것”이라며 “가스 혁명을 가스 공급국과 수입국이 모두 누리기 위해서는 저렴하고 경제성 있는 가스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공급계약 등 천연가스 가격정책이 경직돼 시장이 힘들어한다”며 “아시아에서는 프리미엄 때문에 소비자가 충분한 기회를 누리지 못해 가스가 좀 더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시장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석효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한국· 일본·중국의 LNG 수요 확대 추이를 강조하며, 석유연동 가격 결정 구조와 아시아 프리미엄 문제를 짚었다. 아시아는 지리적인 제약과 수송비용이 비싸 비효율적인 시장을 구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 사장은 “가스 황금기를 누리기 위해 아시아 공급 안정성, 신뢰성이 앞으로 중요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천연가스 거래 허브를 아시아에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동북아 가스 거래 허브가 세계 가스 산업에 질적, 양적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게루 무라키 도쿄가스 부회장도 아시아 지역 저렴한 가스 공급을 위한 거래 허브 구축을 촉구했다. 무라키 부회장은 “LNG 공급원 확대, 스폿 물량 거래가 다양화 되면서 시장 자체가 유연해 질 것이고, 아시아 거래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며 “시장 형성이 유망한 곳이 싱가포르이고, 한국과 일본도 사용량이 많으므로 여기에도 추가 거래 시장 구축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 거래 시장을 두 곳 만들어 두 시장간 거래를 통해 상호 작용이 나타나면 아시아 가스 가격 합리화에 도움일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공급자 입장인 마틴 웨츨라 쉘 업스트림 인터네셔널 디렉터는 아시아 프리미엄에 관련한 언급은 피했다. 다만 “가스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가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석탄의 부활을 막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웨츨라 디렉터는 “가스가 앞으로 235년을 더 사용할 잠재 매장량이 있지만, 가스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스텍은 세계가스총회(WGC), LNG 콘퍼런스와 함께 세계 3대 국제 가스 행사 중 하나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27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행사에는 쉘, 엑손모빌, 셰브론 등 외국 에너지기업을 비롯해 44개국 383개 업체가 참가해 첨단 기술과 제품을 선보인다. 콘퍼런스에서는 세계 가스시장 동향, 비전통 가스 개발, LNG 플랜트 기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한다. 국내 업체로는 삼성중공업, SK에너지, GS에너지, 강원엔티에스 등 100개가 참가해 판로 개척에 나선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