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프라 가운데 가장 노후화한 시설로 꼽히는 터널 조명을 유기발광다이오드(LED)로 서둘러 교체하기 위해 정부가 관련 기술 표준 마련에 나섰다. 터널 길이와 시간대별로 광량 기준을 정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관련 기술 표준이 확정되면 공공부문 LED 조명 시장 개화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2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터널 조명 관련 기술 표준 수립에 나선다. 이르면 올 하반기 최종 확정짓고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터널 대부분은 노후화가 심각하다. 조명 시설도 많이 낙후돼 터널 안이 어두운 곳이 많다. 여기다 24시간 조명을 켜야 해 에너지 낭비도 심하다. 절전을 위해 일부 터널은 전체 조명 수의 절반을 꺼놓는 일도 있다. 이로 인해 터널 내외부의 조명차가 커 운전자의 눈 피로도를 증가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고속도로 터널 조명 설비 관련 기술규격(KS C 3703)은 터널 길이와는 상관없이 광량을 천편일률적으로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터널 길이가 짧든 길든, 낮이든 밤이든 조명 광량은 같다는 얘기다.
정부는 터널 조명을 저비용·고효율 시스템으로 개선하기 위해 터널 길이와 시간대별로 광량 기준을 정하고, 이에 맞춰 LED 조명의 광량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 표준 마련에 나섰다. 낮에는 광량을 줄이고 초저녁이나 새벽은 광량을 높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국표원 관계자는 “기존 150~200W 조명을 50~80W의 LED 조명으로 바꾸기만 해도 절반 이상의 에너지를 절감을 할 수 있는데다 광량까지 조절할 수 있으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ED 조명 업계도 정부의 표준 제정 움직임에 반기는 분위기다. 기술 표준이 정해지면 공공부문 LED 조명 보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편 터널 조명 설비 기준이 바뀌면 터널등기구 관련 산업표준(KS C 7716)도 일부 변경될 예정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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