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정확한 약물 배달부 만드는 간단한 시스템 개발

우리 몸속 세포에 약물을 배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노 크기의 구조체를 빠른 시간에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박재성 포스텍(POSTECH) 기계공학과 교수와 고용송 생명과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마이크로 채널로 ‘세포밖소포체’를 닮은 나노미터 크기의 ‘베지클(nanovesicle)’을 단시간에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랩온어칩(Lab on a Chip)’지의 표지논문과 주목할 논문(Hot article)에 선정됐다.

박재성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
박재성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

우리 몸은 세포를 끊임없이 분해하고,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낸다. 세포의 움직임에 따라 분비되는 세포밖소포체는 나노미터의 아주 작은 소포체다.

이 소포체는 ‘mRNA’나 단백질과 같이 우리 몸에 필수적인 물질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이 물질을 다른 세포에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이 세포를 약물 전달체로 이용하려는 후속 연구가 최근 활발하다.

박재성 교수 연구팀은 일직선으로 뻗은 마이크로 채널을 만들어 여기에 세포를 통과시켜 일부러 세포가 부서지도록 한 다음 이 부서진 세포막이 다시 자가배열하는 성질을 이용해 세포내 물질을 담는 나노베지클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나노베지클은 세포밖소포체와 비슷하게 막단백질(membrane protein)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세포에 세포내 물질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나노베지클을 만드는 시스템은 구조가 간단해 일단 한번 틀을 만들면 최대 6시간이면 사용가능한 기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 이 시스템으로 단 두 시간 만에 나노베지클을 만들 수 있다.

박재성 교수는 “나노베지클은 인위적으로 합성하기 어려운 생체물질을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으며 특정 조직으로 전달할 수도 있어 약물 전달 부작용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용어설명

소포체=진핵세포에서 단백질의 생산이나 지질, 스테로이드 합성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하는 세포소기관

베지클 (Vesicle)=지질 이중층으로 만들어진 자루모양의 구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