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이 높아질수록 아름다움에 관한 욕심도 커진다.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가전제품 또한 마찬가지다. “성능만 좋으면 OK”를 외치던 때는 한참 옛날이다. 이왕이면 더 보기 좋은 제품이, 미적 욕망을 채울 만한 제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말 그대로 가전제품도 외모지상주의 시대다.
이러한 관점에서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바람을 잘 이해한 것 같다. 이번에 새로 내놓은 커브드 초고화질(UHD) TV 제품군은 수려한 외모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곡선을 그리는 TV 화면이 몰입감은 물론이고 디자인적 매력을 발산하는 모습이랄까. 보기에 예쁜 제품이 기능까지 좋으면 금상첨화다.
삼성전자도 곡선의 미학을 뽐내고 싶었던 눈치다. 30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 리빙 디자인페어’에 커브드 UHD TV로 제작한 설치미술작품 ‘라 쿠르바 페르페타(La Curva Perfetta:완벽한 커브)’를 출품한 것을 보면 말이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그 현장을 다녀오고 감상을 전한다.
최낙균 이버즈 기자 nakkoon@ebuzz.co.kr
“아, 사고 싶다!” 삼성전자 부스 앞에 선 관람객의 말이다. 서울 리빙 디자인페어를 찾은 관람객은 삼성전자 부스를 지나치며 한 번씩 꼭 ‘라 쿠르바 페르페타’에 시선을 뺏겼다. 가구나 실내장식 소품 위주인 박람회에서 TV를 전면에 내세운 삼성전자 부스에는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그것도 65형 UHD TV 여섯 대가 원을 그리며 이어져 있어 더 존재감이 컸다.
라 쿠르바 페르페타. 이탈리아어로 ‘완벽한 커브’라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김치호 디자이너, 하석준 영상작가와 함께 커브드 UHD TV 여섯 대를 활용해 원형 공간을 꾸몄다. 이유를 물어보니 커브드 UHD TV의 곡률인 4200R를 모티브로 삼아 곡선의 리듬감을 공간에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4200R는 반지름 4.2m로 그려낸 동그라미의 휘어짐 정도를 말하며 삼성전자는 가정 내 평균 TV 시청거리가 3.5~4m라는 연구결과 아래 4200R가 몰입감을 느끼기에 최적의 곡률이라 여긴다.
부스 내부에 들어서니 꽤 독특한 경험을 맛볼 수 있었다. 이 원형 공간은 관람자를 감싸 안아 작품에 집중토록 이끈다. 부스 가운데와 TV 양쪽 끝에 거울을 달아놨는데 시선을 돌리면 TV가 끝없이 연결된 것처럼 비쳐 곡선의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삼성전자는 “삼성 커브드 UHD TV가 지원하는 시청 경험과 공간감, 이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지는 몰입감을 강조한 설치 디자인”이라고 내부 구성을 풀이했다.
공간 구성을 담당한 김치호 디자이너도 해석을 덧붙였다. 그는 “삼성 커브드 UHD TV의 기술력으로 섬세하게 짜인 곡선의 반복적인 이미지를 공간에 재구성한 작품”이라며 “벽과 TV의 곡면이 일체화돼 거울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신비함을 준다”고 표현했다. 이어서 “단순한 전시공간을 떠나 예술로 승화된 공간에 영상과 제품이 하나 되는 설치 예술”이라고 작품을 자평했다.
좀 더 깊숙이 둘러보자. 라 쿠르바 페르페타는 묵묵히 제 화면만 내보내지 않는다. TV에 다가서는 관람객에 반응해 상호작용하는 영상이 흘러나온다. 작품 속에 들어온 관람객의 이미지를 TV 화면에 점과 선으로 나타낸다.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흥미를 보이는 큰 이유다.
이 구성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하석준 영상작가는 “공간디자인과 제품디자인 사이에서 표현되는 심미적 긴장감과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그 덕분에 관람객은 서울 리빙 디자인페어에 마련된 다양한 공간 중에서도 라 쿠르바 페르페타에 시선을 뺏겼나 보다. 4K(3840×2160) 해상도를 자랑하는 UHD TV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그 곡선이 이어져 원형을 그린 모습은 가정집 거실의 중심인 TV가 꿈꿔야 할 미적 욕망도 채운다.
“소비자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더 몰입되는 경험을 하도록 2014년 삼성 TV를 디자인했다”는 강윤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의 자신감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앞서 관람객이 말한 ‘사고 싶다’는 탄성은 별다른 의미 없이 내뱉은 지나가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제품으로서 이보다 더 좋은 칭찬이 있나 싶다. 지나가는 이의 시선을 잡아끄는, 또 구매욕을 단박에 자극한다는 것은 그만큼 매력을 지녔다는 뜻 아닌가. 볼수록 빠져드는 곡선의 마력. 삼성전자 커브드 UHD TV는 소비자가 선택할 제품이라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물론 시장에 출시된 뒤 몸값을 따지는 저울질이 시작되면 좀 더 복잡해지겠지만 말이다.
[돋보기] 삼성 커브드 UHD TV, 볼수록 빠져드는 비결은 무엇?
이번 서울 리빙 디자인페어에 출품된 제품은 ‘UN65HU9000F’다. 최근 삼성전자는 곡면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커브드 UHD TV를 개발하고 55형·65형·78형 등 다양한 크기로 가정집 거실 공략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UHD 해상도와 곡면 디스플레이의 몰입감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혹하는 커브드 UHD TV.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제품인 65형 ‘UN65HU9000F’로 그 기술을 간략히 살펴봤다.
삼성 커브드 UHD TV의 가장 큰 장점은 당연히 곡면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는 시청자가 강력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4200R의 곡률로 화면을 구부렸다. 가정 내 평균 TV 시청거리를 3.5~4m로 계산했을 때 위 곡률이 평면 디스플레이보다 화질 왜곡과 디테일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연장이나 영화관에 있는 듯한 현장감은 덤이다.
이 곡면 디스플레이는 4K(3840×2160) UHD 해상도와 어울려 더 화려한 화질을 뽐낸다. 단순히 셈해봐도 4K 해상도는 곧 풀HD보다 네 배 더 선명하다. 실제로 마주한 UN65HU9000F의 화면은 입체감이 느껴질 정도인데 이는 원근 강화 엔진(Auto Deep Enhancer) 기술이 적용된 덕도 크다. 위 기술은 영상을 분석한 다음 배경과 사물에 다른 깊이감을 줘 원본보다 뛰어난 입체감과 몰입감을 주는 화질을 만든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점은 ‘업스케일링(Upscaling)’ 기술이다. UHD TV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는 한 가지 고민에 꼭 빠져든다. 바로 UHD 화질을 활용할 만한 콘텐츠가 시장에 나와 있느냐는 점이다. 지상파는 지금에서야 UHD 시범 방송을 준비하는 중이며 4K 화질 콘텐츠를 소비자가 직접 구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값비싼 TV를 들여놓고 풀HD TV처럼 이용해야 한다면 앞선 장점들이 무색해지는 일이다.
하지만 삼성 UHD TV 제품군이 탑재한 업스케일링 기술은 이러한 우려를 시원히 해결한다. 업스케일링은 일반 영상, 예컨대 HD, 풀HD 콘텐츠를 UHD급 화질로 자동 보정하는 기술이다. 원본 영상을 분석해 노이즈를 줄인 뒤 화질을 끌어올리고 세부 묘사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론대로라면 풀HD 영상으로도 다른 TV보다 월등히 선명한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한 판단은 소비자가 직접 살펴보고 고민해볼 문제다.
이 밖에도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한 스마트TV 기능으로 매력을 더할 예정이다. TV 시청, 인터넷 검색, 유튜브 영상보기, 스마트TV 앱 이용을 네 개 화면으로 나눠 볼 수 있는 ‘멀티 링크 스크린’ 기능과 축구 경기를 인식해 색감과 음향을 축구 시청에 어울리도록 바꾸는 ‘사커 모드’가 그 예다. 브라질 월드컵이 성큼 다가온 TV 시장에서 프리미엄급 제품인 커브드 UHD TV가 시장성을 장밋빛으로 타진할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