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전 소아암 희귀병을 앓는 환자는 치료약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렸다. 며칠 내로 치료를 해야 했지만 당장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약이 없었다. 치료약인 엠아이비지(m131IBG) 공급과 동시에 사용해야 해 보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들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통해 만들어진 m131IBG를 병원에 전달했다. 환자는 늦지 않게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12만3000명이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희귀병이나 암 치료를 받았다. 하나로가 1995년 운전을 시작한지 19년간 이룬 성과다. 하나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자력으로 설계〃건조한 열출력 30MW급 고성능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로 연구개발에 필수적인 중성자속을 지닌 원자력 연구시설이다. 방사성동위원소는 안정원소(원료)가 원자로나 가속기에서 중성자, 하전입자 등으로 조사돼 방사화된 물질이다. 질병 진단과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소아암(신경아세포종)과 희귀질환 진단·치료에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치료법이 개발돼 원자력연구원은 하나로를 통해 예전보다 더 많은 양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병원에 공급 중이다. 소아암 진단·치료용 m131IBG을 사용한 이가 2011년에는 50명이었지만 지난해 90명으로 2배 이상 수요가 늘었다.
박울재 원자력연구원 동위원소이용연구부 책임연구원은 “고용량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한 치료법이 개발됐고, 그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나로를 통해 국내에 100% 공급하고 있는 소아암과 희귀질환 진단·치료용 m131IBG의 국내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로에서 만들어지는 방사성의약품은 20여종이다. 갑상선암 진단·치료제, 소아암 치료제, 간암 치료제, 자궁경부암 치료제 등이 있다. 갑상선암 치료제는 연간 치료건수가 2만건이다.
원료물질은 하나로를 거쳐 방사성의약품으로 변신한다. 원료물질이 원자로 조사를 통해 방사성동위원소로 생산된다. 의약품 가공과정을 거친 뒤 병원에 공급된다. 방사성의약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방사능(용량)의 감소가 일어나므로 공급과 동시에 사용 필수다. 보관 사용은 불가능하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