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구원, 대전력시험설비 용량 추가 구축

중전기기 제조업체가 시험인증 걱정을 한시름 덜게 됐다. 한국전기연구원이 대전력시험설비 유지보수를 끝낸 데 이어 신규 설비 공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전기기업체는 시험 설비 1대를 100여개 국내 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해 시험 물량이 적체돼왔다.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6개월간 대전력시험설비 공사로 개발이나 인증을 위한 시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기연구원은 내달 1일 경남 창원 본원에서 4000㎹A 대전력시험설비 기공식을 연다고 밝혔다. 총 1600억원을 들여 기존 설비와 같은 용량의 설비를 추가한다. 발전기는 미쓰비시 제품으로 국산화를 추진했으나 내구성 문제로 외산을 구입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설비는 한전의 전력 계통에 있는 중전기기를 모의 시험한다.

2015년 완공되면 기존 설비와 더해 용량이 총 8000㎹A로 늘어난다. 원자력 발전소 8기 용량의 중전기기를 동시에 시험할 수 있고 초고압 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고장전류 시험도 가능한 규모다.

중전기기 업계에서는 시험대기 기간이 짧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초고압 설비 인증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개발이나 인증시험을 받으려 해도 최장 6개월까지 기다려야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송전 전압을 1100㎸로 올리는 등 세계 전력계통 전압이 높아지면서 수출에 필요한 인증을 위해 설비 용량 증설이 필요했다”며 “만성적인 시험물량 적체를 해소하고 신제품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기연구원은 “2015년 설비가 완공되면 전기연구원이 세계 3위 수준 시험기관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