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솔라에너지의 태양광사업이 부활했다. 동종업계에서 가장 먼저 흑자 전환하고 굵직한 계약으로 실적도 개선됐다. 이는 이완근 신성솔라에너지 회장의 뚝심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지난 2년간 중국발 제품 공급 과잉에 따라 어려움을 겪었다.
이 회장은 2008년 냉난방 공조, 반도체 비중이 높은 그룹의 사업 구조를 손질했다. 기존 반도체 사업 기술력을 활용하면서도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태양광을 선택했다. 2011년 시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신성CS의 50㎿, 경동솔라의 100㎿규모 모듈 생산라인을 흡수합병했다.
신성솔라는 2012년 매출 1556억원, 당기순손실 647억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당기순손실 금액은 회사 설립 이후 최대 규모다. 2010년말 기준 280억원에 달한 이익잉여금은 모두 소진됐고 이로 인해 R&D 등 기술개발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회장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대기업도 투자를 중단하는 상황이었지만 이 회장 선택지에 축소는 없었다. 영업조직에도 “극심한 경쟁은 저가수주 등 제살깎기를 야기할 수 있다”며 “미래를 보고 저가 경쟁은 자제하라”고 당부하며 사기를 북돋았다. 당시 태양전지 제조분야에서 9개에 달했던 중견중소기업 가운데 살아남은 기업은 신성솔라가 유일하다. 신성이 태양광사업에 쏟아부은 투자금액만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이 결과 지난해 4분기 태양광 제조업계에서 가장 먼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연간 매출액의 40%를 4분기에 집중하며 11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대규모 계약으로 안정적 수요처 확보에 성공했다. 지난 28일 중국 태양광 기업 르네솔라와 116㎿에 달하는 대규모 태양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다결정 태양전지를 공급할 예정으로 시장 가격을 감안하면 수주금액은 500억원 내외다. 116㎿는 신성솔라에너지 태양전지 연간 생산량의 약 30%에 달한다. 이번 계약은 르네솔라와 두 번째 계약이다. 이와함께 일본 타이요우와 44억원 규모 단결정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세계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는 중, 일 시장에서 연이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신성솔라 관계자는 “이 회장은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한 수요처 다변화를 주문하고 있다”며 “태양광 사업을 축소하지 않고 투자를 집중한 이 회장의 선택이 중견기업으로서 생존에 성공한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