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공채 시즌 막바지다. 취업준비생이 기업 입사의 첫 단계인 서류면접 통과를 위해 자기소개서를 한창 쓰는 시기다. 하지만 이들은 자기소개서를 쓰면서도 항상 막막하다. “서류면접조차 통과가 안 되는 상황… 왜 계속 1차에서 떨어질까?” 자기소개서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기적의 자소서’ 저자이자 윈스펙 취업아카데미에서 활동 중인 조민혁 컨설턴트에게 자기소개서 쓰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네 가지
조 컨설턴트에 따르면 자기소개서를 쓸 때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질문의 직접적 답을 소제목으로, 내용은 두괄식으로 적어야 한다. 결과를 먼저 말하고 이유를 말하는 식의 답변은 훨씬 기억되기 쉽다. 두 번째는 강점만을 강조하지 말고 단점도 솔직하게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점만을 강조하다 보면 자랑이 되기가 쉽다. 적당한 단점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모든 내용은 진실 되게 적되 어려운 단어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 네 번째는 질문에 대한 모든 경험은 조직 내에서 일어난 일만 적는다. 개인의 경험은 나에게만 의미가 있을 뿐, 기업은 개인에게 의미 있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을 설명하는 글이 아니다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서는 나에 관한 모든 정리가 돼야한다. 자기소개서의 목적은 면접장까지 자신을 이끄는 것이며, 자신을 설명하는 글이 아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왜 나를 뽑아야 하는지의 답을 담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채용설명회에 참가하거나 기업조사를 하는 등 할 일이 병행돼야 한다. ‘업무를 열심히 익히겠다’는 식의 추상적 표현은 제외하는 것이 낫다.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취업 스터디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쓸데없는 정보는 제외하고, 기업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야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장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렇다보니 정작 기업이 원하지 않는 정보까지 꽉꽉 채워서 넣으려고 한다. 그것들은 소위 ‘쓸데없는 정보’로 분류된다. 기업에서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기업에 맞는 인재면 채용한다’이다. ‘좋은 경험을 많이 한 훌륭한 사람’이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되지는 않는다.
각 기업마다 원하는 인재상이 있다. 보통 자신이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의 홈페이지에 기업의 비전과 인재상이 소개된다. ‘열정’ ‘혁신’ 등의 단어는 너무 추상적이다. 그래서 추상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쓴다. 조금만 깊게 조사하면 각 기업은 구체적이고도 확실한 개념으로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예를 들어 A기업에서 말하는 ‘혁신’과 B기업에서 말하는 ‘혁신’은 완전히 다른 인재상이 될 수 있다. 지원 기업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지 않은 자기소개서는 ‘혁신’ ‘리더십’과 같은 추상적 개념만을 말하게 된다.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서 이런 자기소개서는 지양해야 한다.
◇자신과 지원기업을 깊이 이해하기
조 컨설턴트는 “말은 쉽게 해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없다”며 입을 열었다. 그가 가장 중요시 한 것은 ‘자신의 지루한 이야기’가 아닌 ‘기업이 읽기 편한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취업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쓸 때 가장 막막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지원동기다. 조 컨설턴트는 “지원 동기가 막막하다면, 그 직업을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원하는 직종에 많은 관심이 있다면 막막할 리 없기 때문이다.
조 컨설턴트는 “소위 ‘돈 벌기 위해서’ ‘딱히 모르겠지만 그나마 쉬워 보여서’ 등 기업에 지원하는 취업준비생들이 지원동기를 잘 못 쓰는 이유를 꼬집어 말했다. 그는 “그것이 바로 그들의 지원동기인데, 아무리 포장해도 티가 난다. 어떤 기업이 그런 인재를 원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원동기를 얘기할 때 과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고, 입사 후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것을 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깊은 생각이 중요하다고 덧붙여 조언했다.
특히 성장 과정은 자신의 일대기를 늘어놓는 공간이 아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분명 있을 것이고, 자신의 경험 중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들어맞는 것이 있다. 나의 경험과 기업이 원하는 공통분모를 빠르게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생각나는 대로 쭉쭉 적어 넣는데, 조 컨설턴트는 “그게 바로 생각이 없다는 증거”라며 경험 분류 방법을 권유했다. 그는 “자신이 이때까지 해 왔던 경험들을 고민하고, 그 경험들이 자신의 어떤 부분을 나타낼 수 있는지 분류하라”고 전했다. 이 방법은 경험을 체계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 더욱 짜임새 있는 자기소개서를 만들 수 있다.
◇편하려고 하지 마라
취업준비생 커뮤니티 사이트, 기업 홈페이지에서 떠다니는 정보 분석이 끝났는데도 컴퓨터 앞에서 떠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채용담당자에게 직접 질문하거나 기업 견학을 하는 것이 기업 정보를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멀리 가기 귀찮은데’ ‘주위에서 하는 만큼 하면 뭐’ 식으로는 더 이상 승산이 없다.
조 컨설턴트는 “100명이 지원을 하면 합격하는 사람은 소수다. 합격자가 과연 남들처럼 했을지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과 자신에 대해 깊은 고민과 이해를 한 뒤에 전략적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