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핵 주위에 성운처럼 보이는 전자구름을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전자현미경 기술이 33년 만에 개발됐다.
김용현 KAIST 나노과학기술대학원 교수와 여호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압을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선명한 원자의 영상은 물론이고 전자의 구름모양을 관찰할 수 있는 주사제벡현미경(SSM:Scanning Seebeck Microscope)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전자의 구름모양을 관찰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 기술은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이 유일하다. 이 STM은 스위스IBM의 비니히와 로러 박사가 33년 전 처음 개발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 기술은 전류에 의한 왜곡과 미세한 전기신호 감지를 위한 초정밀·극저온·무진동 환경이 요구되는 등 응용에 제약이 많았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상온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그래핀·반도체 결함을 원자단위까지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험 결과를 해석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연구진은 주사제백현미경 원리를 열전소재 연구에 활용하면 차세대 고효율 열전소재를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물리학회가 발행하는 ‘피지컬 리뷰 레터스’ 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김용현 교수는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나노 열물리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 틀을 잡는데 성공했다”며 “주사제벡현미경 기술이 응집물질 표면연구의 중요한 새 도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호기 책임연구원은 또 “열과 전자의 상호작용을 이용하면 마치 기존 주사터널링현미경 기술에 자연적인 미분증폭기를 설치한 효과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라며 “향후 기존 기술과 상호보완이 기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이의섭 KAIST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석박통합과정 학생과 조상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원이 참여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