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질병 현장 진단분석법보다 속도와 정확도를 대폭 개선한 분석법을 개발했다. 질병과 유해물질 조기 검출시스템 개발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함승주 연세대 교수와 나성수 고려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공진 주파수를 이용해 다종의 분자를 동시에 검사해 알아내고, 신속한 진단분석이 가능한 다공성 나노 구조체 캔틸레버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캔틸레버는 유연하게 휘어지는 성질을 가진 분자 분석을 위한 원자현미경 탐침이다.
연구진은 나노 다공성 구조체 탐침을 개발해 분석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나노 다공성 구조체로 덮인 탐침은 표면이 울퉁불퉁하다. 작은 분자가 탐침에 흡착됐을 때 변화하는 공진주파수 크기가 커져 표면에 붙은 물질의 분석 속도가 빠르다. 저농도에서도 물질 고유 정보를 담고 있는 광학적 신호의 일종인 라만 산란 신호를 증폭시켜 여러 분자를 동시에 검사해 알아낼 수 있다.
기존 현장 진단에 쓰이는 탐침은 평면이 매끄러운 2차원 구조를 가지고 있어 라만 산란 신호의 증폭이 일어나지 않는다. 작은 분자가 탐침에 흡착됐을 때 변화하는 공진주파수의 크기가 크지 않아 표면에 붙은 물질의 정성적 분석이 어려웠다. 표면적이 상대적으로 넓지 않아 표면에 흡착될 수 있는 분자의 수도 제한적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분야 중 하나인 표면 증강 라만 산란 신호를 이용한 측정과 분석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기존의 분석 기술(표면 형상 측정, 분자 반응 속도 및 에너지 측정)과 결합해 재현성 있는 정밀한 분자 진단으로 응용이 가능하다”며 “라만 산란 분석 특징인 수용상 측정이 가능해 살아있는 세포에 대한 기반 분석 등 신약 후보물질 검색 분야에서 핵심 원천기술로 활용되며, 향후 질병·유해물질의 현장 진단과 고민감도 분석 가능성이 커졌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바이오나노헬스가드연구단(단장 정봉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지난달 30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