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1970년대까지 주요 전력공급원 중 하나였던 기름 발전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벙커C유나 등유를 연료로 사용해 발전원가가 비싸고 환경문제까지 대두되면서 신규 투자나 설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까닭이다.
한국남부발전 영남화력발전소가 지난 1월에 가동을 멈춘 데 이어 최근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 1, 2호기도 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해 중유발전 비중이 3% 수준까지 떨어진데다 전력피크 때만 제한적으로 가동하기 때문에 평균가동률도 30%에 불과했다.
영남화력은 200㎿ 중유발전소 2기로 이뤄져 있으며 197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력을 생산해왔다. 올 여름 전력피크를 대비해 8월까지는 대기 상태다. 때문에 7월로 예정된 액화천연가스(LNG)복합발전소 교체공사가 하반기로 미뤄졌다. 용지가 부족해 기존 발전소를 먼저 철거해야 한다고 남부발전 측은 설명했다.
울산화력은 1973년 1960년대 말 급증하는 울산공업단지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건설된 것으로 200㎿급 중유 발전소 3기와 400㎿ 3기로 구성돼 있다. 당시만해도 국내 전력생산량의 20% 이상을 담당했다. 현재 1, 2호기는 가동을 중지했고 3호기는 하계피크 이후 폐지 수순을 밟는다.
올 여름이 지나면 도서지역을 제외한 내륙에는 동서발전 울산화력 4~6호기와 한국서부발전 평택화력만 기름 발전소로 명맥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마저도 10년 후면 모두 폐지된다. 설계수명은 울산화력 4~6호기가 2022년, 평택화력은 2024년이다.
발전사에서는 폐지됐거나 폐지를 앞둔 기름 발전소를 LNG복합화력발전소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연료인 LNG가 석유보다 싸서 가동률이 높고 주민 반대도 덜하기 때문이다. 인근 지역에 열공급도 가능해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최초 발전소인 한국중부발전 서울화력과 인천화력, 한국남동발전 여수화력은 이미 LNG복합화력발전소로 변신에 성공했다. 영남화력은 이미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돼 LNG발전소로 모습을 바꾸게 됐다. 하반기 중 입찰 공고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화력도 LNG발전소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2019년까지 이미 같은 용지에 LNG발전소가 가동 중이라 크게 어렵지는 않을 전망이다. 동서발전은 7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발전사 한 관계자는 “기름 발전소는 발전원가가 비싸 여름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동하지 않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발전사 대부분이 환경문제로 건설이 힘든 유연탄 발전소보다 환경영향이 적은 LNG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발전5사 중유발전소 현황>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