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공룡에 열광한다. 공부는 좀처럼 하지 않는 개구쟁이라도 한없이 길고 복잡한 공룡 이름은 종류별로 모두 외운다. 공룡 완구, 공룡 만화, 공룡 게임 등 공룡을 앞세운 어린이 콘텐츠도 인기다.
거대하고 강력한 공룡의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공룡을 통해 지구의 역사와 생물의 변화 등 과학적 주제에 자연스럽게 관심과 호기심을 갖는 순기능도 있다.
전국 여러 곳에 공룡의 모습과 역사, 관련된 지질학적 지식 등을 볼 수 있는 공룡 박물관과 전시장이 있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만화 속 공룡이 아닌 실제 공룡의 세계를 느낄 수 있는 공룡 행사를 찾아보자.
◇공룡대전특별전
대전에 있는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어린이를 위한 공룡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안면도 쥬라기박물관과 공동으로 8일부터 6월 27일까지 국립중앙과학관 특별전시관에서 ‘지구의 역사를 품은, 공룡 대전(大展)’ 특별전을 개최한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을 소재로 지질 시대에 따른 전반적 화석 전시와 체험, 스토리텔링으로 지구의 역사와 생명 진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책이나 인터넷에서 접할 수 없는 진품 공룡 표본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해 볼 수 있어 과학을 향한 동기 유발이 기대된다. 평소 좋아하던 공룡과 친근하게 어울리는 과학 놀이터이기도 하다.
선캄브리아대에서 신생대에 이르는 14개 지질시대별 섹션으로 구성했다. 스피노사우루스 전신 골격과 두개골, 알베르토사우르스 골격, 벨로시랩터 두개골 등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250여점의 진품 공룡 표본을 중심으로 500여점의 표본을 선보인다.
16m 크기의 거대 공룡 브라키오사우르스 전신 골격과 8m 크기의 티라노사우르스 등 7점의 움직이는 공룡 모형을 배치한 ‘공룡 놀이터’도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15종의 공룡 증강현실 카드 체험이 준비돼 있어 보다 재미있게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고〃중생대 표준화석 만들기 체험과 공룡 발굴 체험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에게 공룡에 대한 재미와 친숙함을 더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입장료는 어린이〃청소년 5000원, 성인 3000원이다. 20인 이상 단체 및 국립중앙과학관 유료회원에게는 2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고성공룡박물관
경상남도 고성은 화석, 발자국 등 공룡의 흔적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다. 고성공룡박물관은 2004년 개관 이래 공룡 지식과 체험을 제공하는 대표적 공룡 전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실물 크기의 공룡 골격 화석과 공룡 계통도 등 공룡에 관한 내용을 전시한다. 고성 지역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분포도 알 수 있게 전시한다. 고성 공룡 발자국의 종류와 형태, 크기 등을 통해 당시 공룡의 생태를 추측할 수 있다. 상족암 일대 지층의 두께는 약 150m이며, 2000여개의 공룡 발자국과 250여개의 공룡 발자국 보행렬이 발견됐다.
공룡이 번성했던 백악기 시대 공룡의 삶을 디오라마로 나타내 초식 및 육식공룡의 습성을 알 수 있게 했다. 보고 듣고 만지며 공룡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체험 전시실도 인기다. 공룡과 속도를 견주어 보거나 거대한 용각류 공룡의 다리 골격과 키를 맞추어 보면서 공룡을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꾸며졌다.
전시장 외부에는 야외 박물관으로 조성된 공룡공원이 자리한다. 10여점의 공룡 조형물과 함께 어린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룡 놀이터가 있다. 토끼와 흰사슴 등이 있는 소동물원과 푸른 편백숲길, 꽃동산이 조성돼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 박물관은 공룡 발자국 관광지로 유명한 상족암 군립 공원에 자리잡고 있어 한려수도의 수려한 경관과 함께 공룡의 생생한 모습을 접할 수 있다. 브라키오사우르스를 형상화한 전시장 입구 공룡 조형물과 알을 깨고 나오는 공룡의 모습을 담은 전시관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해남공룡박물관
전라남도 해남은 공룡과 익룡, 새의 발자국이 한 지층에서 발견된 지역이다. 해남 우항리 화석지의 학술적 가치를 높이 사 건립한 것이 해남공룡박물관이다. 2007년 개관 이후 12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알로사우르스 등 진품 화석 447점이 전시돼 있으며, 야외 전시 공간에 공룡 발자국 화석 263점, 익룡 발자국 화석 443점, 물갈퀴새 발자국 화석 1000여점이 눈길을 끈다. 실감 나는 영상과 현장감 있는 특수 효과로 공룡의 세계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공룡 관련 4D 영화도 상영한다.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금호호와 조류생태관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