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 열에 여덟은 받는다···건물 값어치 높이는 ‘초고속건물인증’ 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3년 아파트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 현황

초고속 통신설비 확산과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제도(이하 초고속건물인증)’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정 기준 이상 정보통신 설비를 갖춘 건축물을 인증해 주는 제도로 입주자 모집과 설비 검증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 신축 아파트 대부분이 인증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고속건물 인증을 받으면 해당 등급의 인증 명판을 건물에 부착할 수 있다. 한 아파트 건물에 특등급 명판이 부착돼 있다.
초고속건물 인증을 받으면 해당 등급의 인증 명판을 건물에 부착할 수 있다. 한 아파트 건물에 특등급 명판이 부착돼 있다.

3일 초고속건물인증 인증기관인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 따르면 지난해 20세대 이상 아파트 중 초고속건물인증을 받은 건수는 296건으로 총 18만3953세대에 이른다. 국토교통부 국토교통통계누리의 아파트 준공 실적 기준으로 분석하면 전체 세대 열에 여덟에 해당하는 78.2%가 인증을 받았다.

눈여겨볼 점은 네 단계 인증 등급 중 특등급 인증이 52.7%로 과반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특등급은 각 가정 세대 단자함까지 100Mbps급 이상 광케이블을 설치하고 디지털 방송 시청이 가능한 경우 받을 수 있다. 스마트TV 등으로 대용량 콘텐츠 사용이 증가해 네트워크 속도와 안정성을 중시하는 건축주가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초고속건물인증 제도는 1999년 마련됐다. 꾸준히 인증 숫자가 늘어 2010년 이후에는 전체 준공 아파트의 80% 안팎 수준을 유지해왔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입주자를 모집할 때 각종 초고속 통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초고속건물 인증을 받으면 해당 등급의 인증 명판을 건물에 부착한다.

하청업체를 통한 정보통신공사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검증하는 방안으로도 쓰인다. KAIT 초고속건물 인증심사센터는 초고속 인터넷을 위한 케이블 배선과 배관설비, 디지털 방송용 배선과 안테나 시설 등이 정해진 기준을 만족했는지 평가한다. 설계도와 대조하고 현장 실측검사도 수행하기 때문에 부실 시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건물 내 정보통신 설비를 고도화해 국가 통신 인프라 수준을 높일 수 있다. IPTV나 스마트TV, 초고화명(UHD) TV 등 고도 방송통신서비스를 위한 기반이 조성된다. 해당 장비를 만드는 산업이 성장하고 동시에 관련 서비스 산업도 활성화된다.

장기영 KAIT 초고속건물 인증심사센터 팀장은 “초고속 인증은 건설 경기에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꾸준히 증가해왔다”며 “가정까지 광케이블을 설치하는 FTTH가 확대될수록 인증 심사를 요청하는 건설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속건물인증은 공동주택의 경우 20세대 이상, 업무시설은 연면적 3300㎡ 이상 건축물이 대상이다. 제도 시행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세대당 면적이 60㎡ 이하인 공동주택에 대해선 충족해야 할 기준이 과다하다는 업계 요구에 따라 지난해 단자 규격 등 기준을 완화했다.

<2013년 아파트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 현황(단위:세대) / 자료:국토교통통계누리, KAIT>


2013년 아파트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 현황(단위:세대) / 자료:국토교통통계누리, KAIT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