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대물(大物)이 가전시장을 살렸다

프리미엄 TV·냉장고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가전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높은 가격대가 시장 확대에 걸림돌로 지적됐지만 공격적인 마케팅과 판촉에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모습이다. 4월에는 윤달 영향으로 혼수시장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월부터는 브라질 월드컵 특수까지 겹쳐 2분기 가전시장은 더욱 살아날 분위기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분기 롯데하이마트, 삼성 디지털프라자(삼성전자 판매), LG 베스트샵(하이프라자), 전자랜드 등 가전유통회사 매출액은 1조6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 안팎 신장했다.

경기가 확실히 살아나지 않고 있음에도 10%에 달하는 매출 신장을 기록한 데에는 프리미엄 대형 가전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데 있다. 판매 대수에서는 확연히 늘지 않았지만 ‘객단가(고객 한 명이 구매하는 금액)’가 오르면서 전체 매출에도 영향을 줬다. 대표 제품이 TV와 냉장고다. TV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40인치대 제품이 주류였지만 올 들어서는 40인치대가 줄고 대신 50인치대 제품이 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1분기 50인치 이상 TV는 30%에 달하고 있으며 40인치급 제품은 지난해 50%에서 올 들어서는 40%대로 다소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55인치 TV는 300만원대인 반면 46·47인치는 100만원 후반~200만원 중반대, 40~42인치는 10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된다. 55인치 TV 한대를 팔면 40인치 초반대 TV 3대를 파는 것과 같은 매출 효과를 얻는 셈이다. 여기에 올해 대세로 떠오른 초고화질(UHD) TV와 곡면 TV 판매 확대도 한 몫을 했다. 캐시백 등을 제외한 판매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곡면 UHD TV는 65인치가 790만원, 55인치는 590만원이다. 평면 UHD TV도 690만원(65인치)과 490만원(55인치)이다. 삼성 곡면 UHD TV는 2월 중순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갔으며 5주만에 500대 판매를 돌파했다.

냉장고 역시 LG 디오스 정수기 냉장고는 300만원대며, 삼성 지펠 스파클링 냉장고도 400만원대로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입소문과 함께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LG 정수기 냉장고는 특히 지난달 봄 혼수 수요와 맞물리면서 판매량이 급증해 처음 월 기준 2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전달과 비교해 두 배나 증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많이 팔린 냉장고가 200만원대 정도였으나 올해는 300만원대 제품이 인기상품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전업계는 2분기에도 경기 호조 기대감이 크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가을 윤달 영향으로 2분기 혼수 가전제품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가 이달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6월 월드컵 특수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2분기에는 10%를 크게 넘는 매출 확대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TV 인치대별 판매 가격/ ※자료:업계(삼성·LG전자 TV 기준)>


주요 TV 인치대별 판매 가격/ ※자료:업계(삼성·LG전자 TV 기준)

<TV 크기별 판매량 추이 / ※자료:업계(삼성·LG전자 TV 기준)>


TV 크기별 판매량 추이 / ※자료:업계(삼성·LG전자 TV 기준)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