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발전원가가 국내 23개 원전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1978년 4월에 준공돼 수명 연장까지 한 고리 1호기가 세 번째로 발전 원가가 저렴한 것과 대비된다. 한국형 표준원전인 신월성 1호기와 신고리 2호기는 각각 21위, 19위를 기록했다.
7일 4월 연료비를 기준으로 할 때 울진원전 4호기가 3.47원으로 가장 저렴한 반면에 월성 1호기가 6.59원으로 원전 중에는 가장 비쌌다. 1㎾h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월성 1호기가 울진 4호기에 비해 두 배가량 비용이 더 든다는 의미다. 월성 2, 3, 4호기도 다른 원전에 비해 발전원가가 높은 수준이다.
이는 월성원전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연 우라늄을 연료로 하는 가압중수로 방식이기 때문이다. 천연 우라늄은 경수로형 원전에서 사용하는 농축 우라늄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매일 새로운 연료로 교체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더 크다.
한국형 표준원전인 OPR1000 기준으로 농축 우라늄은 연료 1다발을 3년 동안 사용하는 반면에 천연 우라늄은 1년이면 기한 만료다.
교체 횟수도 잦다. 가압중수로형은 하루 두세 번은 연료를 교체해야 한다. 경수로형은 1년 반을 주기로 3분의 1씩 바꿔주면 된다. 자주 바꿔주는 만큼 중수로형이 사용후 핵 연료도 많아 처리비용 부담도 크다는 게 한국수력원자력 측 설명이다.
원자로를 식히기 위한 물도 경수로형은 일반 물을 사용하지만 중수로형은 값비싼 중수를 써야 한다. 월성원전 용량이 작은 것도 발전 원가에 영향을 미친다. 국내 원전 평균설비용량은 1000㎿인데 반해 월성원전은 700㎿ 규모에 불과하다. 규모의 경제 개념에서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은 석탄화력발전소와 달리 순수 연료비 비중이 10% 수준으로 높지 않고 가동률과 감가상각비 등이 합산돼 원가를 결정한다”며 “신형 원전 원가가 의외로 비싼 이유는 원전 초기 감가상각비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원전 발전원가 순위(4월 기준)>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