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개 `동경이` 꼬리 없는 이유 밝혀지다

천연기념물 제540호 경주개 ‘동경이’는 왜 다른 개와 달리 꼬리가 없거나 짧을까.

동경이 보존과 확산 연구 작업을 진행 중인 농촌진흥청은 동경이의 꼬리뼈가 없는 원인을 유전적으로 밝혀냈다고 8일 밝혔다.

농진청은 꼬리가 있는 동경이와 없는 동경이의 17만개에 달하는 ‘단일염기다형성’을 비교한 결과 두 그룹에서 차이가 있는 14개의 유전자 마커를 찾아냈다.

농진청은 14개의 차이 유전자 중 염색체 1번과 2번에 위치한 유전자 두 개가 특이 단백질을 만들어 진화 과정에서 동경이의 꼬리뼈가 퇴화되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밝혀진 14개의 유전자 마커는 교배 전 동경이 암수의 순수성을 미리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어 동경이 혈통 관리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개의 형태학적 특성을 유전적으로 증명한 것으로 동물의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데 학술적 기반을 제공해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동경이
동경이

김태헌 농진청 동물유전체과장은 “토종개 동경이의 혈통 보존을 위해 이번 14개의 유전자 마커가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동경이뿐만 아니라 다른 토종개 혈통 보존을 위해서도 관련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람 친화성이 높은 동경이는 동경잡기(東京雜記)와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등 옛 문헌에 경주지역에서 널리 사육되던 개로 등장한다. 동경이는 신라고분에서 토우로 발굴되는 등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뛰어나 진도의 진돗개(53호)와 경산 삽살개(368호)에 이어 2012년 11월 한국 토종개로는 세 번째로 천연기념물에 지정됐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