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학업체 다우케미컬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퀀텀닷(QD·양자점) 소재를 국내에서 처음 양산하기로 했다. 비카드뮴계 QD 생산으로는 세계 최초다. 향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QD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디스플레이 업체를 대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8일 다우케미컬에 따르면 최근 본사 차원에서 QD 생산 시설을 국내 천안 공장에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QD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해 다수의 아시아 지역 후보지를 검토하다 최종적으로 우리나라에 설립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다우케미컬은 이미 천안 지역에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자재료 공장 3개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우선 지난 2011년 차기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생산을 위해 구축한 천안 제3공장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QD 생산 물량이 늘어나면 추가 건립까지도 고려할 방침이다.
다우케미컬은 올해 생산 시설만 갖추고 본격적인 양산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당초 올해 내 양산 계획이었지만 기대만큼 수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을 고려해 시기를 다소 미뤘다. 현재 연구개발용으로 소규모 생산만 하고 있다.
설비 투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QD 양산에는 나노기술 공정이 포함돼 있어 기존 화학재료 생산 설비보다 투자비용이 더 들 것으로 예상된다.
Q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수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지금까지 대규모 양산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드물다. 특히 중금속 카드뮴을 사용하지 않는 QD를 생산하는 기업으로는 다우케미컬이 유일하다. 다우케미컬은 비카드뮴계 QD 제조 기술을 갖추고 있는 영국 소재기업 ‘나노코’와 글로벌 라이선스 협약을 맺어 제품 제조와 판매를 독점할 수 있게 됐다.
QD는 색 순도와 광 안정성이 높아 천연색에 가까운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차세대 발광 소자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다. 아마존·소니가 QD 디스플레이 기술을 이미 적용했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도 초고화질(UHD) 패널에 QD 필름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우케미컬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을 검토하고 있어 국내에서 QD를 양산하기로 했다”며 “올해 생산 시설을 확보한 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제품 출시 계획에 맞춰 대량 생산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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