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발전 세계 첫 상용화 `제자리걸음`

125억원을 투입해 실증까지 성공한 울돌목 조류발전이 경제성을 이유로 3년째 제자리걸음이다. 9일 한국동서발전과 해양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울돌목 조류발전 상용화 투자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중치 목록에서 조류발전 항목이 아예 빠져 있는 것이다. 가중치가 없으면 전력을 생산해도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수익성이 떨어진다.

동서발전은 조류발전이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가중치가 4.0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중치 최댓값이 2.0의 두 배로 조류발전소 실적공사비를 기준으로 역산한 값이다. 가중치가 높으면 같은 양의 전력이라도 가중치를 곱한 만큼 더 많이 생산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정부에서는 REC 가중치는 상용화한 설비에 한해서만 부여한다는 입장이다. 조류발전은 실증단계가 끝났을 뿐이라 당장은 어렵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REC 가중치 등을 재산정하기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이라며 “조류발전이 적정한 REC 가중치를 부여받으려면 상용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류발전소 건설에 드는 비용은 1㎾당 1000만원을 호가한다. 1㎾당 200만원대인 태양광 발전에 비하면 다섯 배 이상 비싸다. 자체 예산으로 상용화하기엔 무리라는 게 동서발전 측 입장이다.

울돌목 조류발전소는 1000㎾ 규모로 목표 효율 26%를 달성하는 등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울돌목에만 5만㎾ 규모의 조류발전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조류발전이 가능한 유속은 2~3m/s다. 울돌목은 최대 6~7m/s까지 나올 정도로 조류발전에는 최적 장소다.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상용화한 사례가 없어 서둘러 추진하면 조류발전 분야를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사업성이 없어 투자를 보류 중”이라며 “REC 가중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결정되면 울돌목에 점진적으로 조류발전소를 늘리는 한편, 인근 장죽수도에도 조류발전소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