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자체 기술력 평가 76.6점... 64.2%는 `중간기술 이하`

중소기업들의 자체 기술력 평가가 100점 만점에 76.6점으로 나타났다. 또 절반 이상의 중소기업이 자사 기술을 ‘중간기술 이하’로 평가하며 기술혁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소기업 세계최고(=100점) 대비 기술력 수준 및 자체 보유기술의 특성(자료: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중소기업 세계최고(=100점) 대비 기술력 수준 및 자체 보유기술의 특성(자료: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이하 협력센터)가 매출액 1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의 중소제조업체 35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중소기업은 자체 기술력 수준을 동종업계 세계최고(100점) 대비 평균 76.6점으로 인식했다. 기술력 수준을 70~90점대에 속한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이 43.3%로 가장 많았고 90~100점 구간은 29.0%, 70점 이하는 27.7%로 집계됐다.

응답 중소기업의 64.2%는 자사 보유기술이 ‘중간기술 이하’라고 평가했다. 중간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특허나 원천기술, 신기술 같은 고기술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술을 뜻한다. 선진국에서 이미 보편화된 기술이나 제조업자디자인생산(ODM),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을 받아 생산할 수 있는 기술, 연구개발(R&D)을 통해 개발한 제품혁신·공정개선·신제품 설계 기술 등이다.

‘일부 선진기업이 독과점 하는 기술(제품)과 경쟁하거나 수입대체를 이루는 기술’,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특허 또는 원천기술’ 등 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35.8%로 나타났다.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기술혁신 방안으로는 △신제품 개발과 신사업 진출(28.9%) △기존제품 성능과 품질 개선(18.3%) △공정개선·효율화로 생산성 향상(16.5%)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기술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로 기술개발·사업화 자금부족(57.1%)과 기술개발 인력 부족(26.0%)이 꼽혔다. 응답자들은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촉진을 위한 제1 정책과제 역시 기술개발자금과 세제지원 확대(60.9%)라 답했고, 이어 기술인력 육성과 공급(21.4%) 순으로 응답했다.

중소기업은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제도를 이용할 때 ‘복잡한 심사절차’(39.8%)와 ‘과도한 서류요구’(31.6%), ‘지원제도 홍보 부족’(11.2%) 등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양금승 협력센터 소장은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세계최고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며 “정부는 유망 중소기업에 기술개발자금과 세제 지원을 확대하고, 대기업은 휴면특허나 지식재산권 이전, R&D시설 제공, 기술 인력 파견 등 중소기업 기술력 향상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협력센터의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18일까지 27일간 매출액 10억원에서 500억원인 국내 중소 제조업체와 이노비즈 기업 중에서 1000개사 를 무작위로 추출해 355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