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터치스크린패널(TSP) 업체들이 플렉시블 터치 센서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서둘러 개발을 마쳤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본격적으로 플렉시블 터치 소재 도입을 검토하면서 업체들의 개발 열기를 고조시켰다.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업체도 있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실용화를 앞당길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상보·시노펙스·LG이노텍·일진디스플레이 등 국내 대표 TSP 업체들이 최근 신소재를 적용한 플렉시블 터치 센싱 기술 개발을 완료했거나 막바지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인듐주석산화물(ITO) 투명전극 소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체 신소재 개발과 이에 따른 독자적인 공정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이미 스마트폰 제조사와 시제품 성능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광학필름 전문 기업 상보는 업계 처음으로 탄소나노튜브(CNT) 투명전극을 이용해TSP를 출시한 데 이어, 플렉시블 터치 센서 개발에서도 한발 앞서 나갔다. CNT의 특성인 높은 연성과 정전기 방지 기능을 플렉시블에 십분 활용했다.
상보는 최근 가변형 디스플레이와 곡면형 터치 디바이스에 적용할 수 있는 터치 센서를 모두 개발했다. 특히 중국의 LOM과 협력해 자사 CNT 기반 필름 터치 센서를 3D 인몰드라벨(IML) 기법으로 포밍·사출해 일체형 곡면터치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일체형 곡면 터치 제품을 적용하면 휴대폰 제조사들은 측면에 다양한 터치 기능을 부여할 수 있다. 애플·레노버 등은 물론이고 국내 기업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보 관계자는 “CNT는 곡률 반경 3㎜로 접고 펴기를 20만회 반복해도 저항 변화가 거의 없다”며 “플렉시블 TSP로 CNT 소재를 검토하고 있는 업체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시노펙스는 메탈메시 TSP 기반으로 플렉시블 터치 센서를 개발했다. 센서 선폭을 3㎛ 이하로 미세 가공해 기존 ITO 센서와 비슷한 광학 특성을 구현했다. 현재 여러 업체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올해 안에 플렉시블 메탈메시 TSP를 적용한 상용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관용 시노펙스 전무는 “현재 개발 마무리 단계로 양산 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메탈메시는 기존 ITO 성능을 그대로 갖추면서 가장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소재”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일진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도 플렉시블 TSP 개발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모바일뿐 아니라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할 수 있는 플렉시블 TSP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만 TSP 업체들도 신기술 선행 개발로 시장 돌파구를 찾고 있고, 중국은 로컬 세트업체들과 협력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플렉시블과 대형화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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