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T서비스기업이 공공정보화 시장참여 제한과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받는 가운데 타법인 투자 실적도 좋지 못해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래 먹을거리 확보를 위해 다른 법인에 대한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를 했지만 해당 기업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했다.
13일 삼성SDS와 LG CNS, SK C&C 등 대형 IT서비스기업의 타법인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3사 모두 투자한 회사 중 상당수가 적자를 기록했다.
LG CNS는 최근 잇따라 인수한 자회사 적자가 심각하다. 자회사와 투자회사 실적 악화는 모회사 연결재무제표에 반영, 이익률을 낮추기 때문에 주가와 재무 신뢰도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투자회수 시 투자금액 손실도 발생시킨다.
타법인 투자 실적도 좋지 않다. LG CNS는 6개 자회사 중 3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코리아일레콤이 45억1300만원, 에버온이 5억6400만원, 윈신스카이텍이 25억96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3개 회사 모두 미래 먹을거리를 위해 최근 M&A하거나 신규 설립한 회사다. 코리아일레콤은 마일즈 장비를 생산하는 국방업체고, 에버온은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업체이다. 윈신스카이텍은 무인항공기 개발업체다.
투자법인 적자도 심각하다. LG CNS가 지분을 투자한 15개 투자회사의 총 당기순손실은 348억5100만원에 이른다. 이 중 지난 2008년 12월에 투자한 청라국제업무타운이 36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10%의 지분을 보유한 비츠로미디어도 3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LG CNS 관계자는 “자회사 M&A 등 대부분의 투자가 신성장산업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의 투자로 상당부분 손실이 발생했다. 용산역세권개발사업 주체로 설립된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가 지난해 법인이 해체되면서 삼성SDS는 투자금액인 243억원을 손실처리했다. 8.56%의 지분을 보유한 와이즈넛과 9.38% 지분을 갖고 있는 씨브이넷도 각각 13억원과 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8.01%를 보유한 디유넷도 10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반면에 삼성SDS의 자회사 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오픈타아드코리아와 미라콤아이앤씨가 각 82억원과 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7개 자회사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225억5400만원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관련한 투자 외에는 회사 손익이 영향을 미친 것은 없다”고 전했다.
SK C&C는 투자회사와 자회사 모두 좋은 실적을 보였다. 자회사인 비젠과 인포섹이 각 91억원과 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5개 자회사 총 당기순이익은 223억2400만원이다. 15개 투자회사의 총 당기순이익 943억9400만원이다. 그러나 지난해 지분을 처분한 파라다이스호텔부산, 파라다이스를 제외하면 당기순순실로 전환된다.
대형 IT서비스기업은 IT서비스 시장 한계로 신사업과 수익 확보를 위해 전략적·재무적 투자를 적극 진행한다. 그러나 전략적 투자는 전체적인 경기침체와 IT서비스 기반의 새로운 시장 형성이 늦어져 당장 실질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재무적 투자 역시 성장 잠재력이나 미래의 수익성을 보고 투자하지만 유동적인 시장환경으로 손실을 겪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IT서비스기업 투자담당자는 “투자 손실은 연결재무제표에 보유한 지분 비율만큼 손실로 잡히기 때문에 실적 악화를 초래한다”며 “투자를 회수하려는 시점에서는 투자한 만큼의 실질적인 손실도 발생해 경영 악화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대형 IT서비스기업의 자회사 및 투자회사 작년 실적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