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매출액은 2012년 105조8400억원, 2013년 138조8200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100조원 규모 기업이 연간 약 30% 성장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9조4100억원에서 24조9600억원으로, 급신장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져 2012년과 지난해 각각 7.69%, 9.72%에 달했다.
삼성전자 IM부문 실적이 연간 30%가량 고성장하고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증대됐지만 박근혜정부가 역점을 둔 고용창출 및 고용증대 측면에서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설비를 무인자동화하고, 스마트폰 생산 사업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고용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 기준 지난 2011년 완제품(현 CE+IM) 부문 종사직원 수는 계약직을 포함 5만3399명으로 집계됐다. 공전의 히트를 친 스마트폰 ‘갤럭시S3’가 출시된 2012년에는 오히려 4만7803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CE·IM부문을 합친 고용인원은 4만2755명으로 더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CE·IM부문 직원 수를 구분해 공개한다. 지난해 삼성전자 IM부문 직원 수는 계약직을 합쳐 2만7333명이다. IM부문 매출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부품(DS)부문보다도 1만4345명이나 적다.
이유는 △제조기지 해외 이전 △무인자동화 프로젝트 등 두 가지로 요약된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스마트폰·태블릿PC는 지난해 셀인(sell-in, 삼성전자가 이동통신사·총판 등에 공급하는 물량) 기준 총 5억대가량이다. 이 가운데 국내 구미공장에서 제조하는 제품은 3300만대 수준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물량은 중국 톈진·후이저우, 베트남 타이응웬 등에서 제조된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물량 자체가 적다보니 고용이 증가할 수 없는 구조다.
최지성 부회장이 직접 지휘해 2012년부터 추진한 일명 ‘구미 프로젝트’는 스마트폰 생산 라인의 무인자동화 프로젝트다. 전 생산공정을 자동화하는 대신 일부 업무에만 인력을 투입하는 게 골자다. 삼성전자는 구미 공장에서 연구개발(R&D) 테스트를 진행하고 베트남에 무인공정을 전격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검사 공정을 자동화해 작업인력을 줄이는 데 주력해왔다. 향후 생산인력 추가 감소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진 반면 고용이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다는 건 일자리 창출에 팔을 걷어붙인 정부의 의지와는 상반된 결과”라며 “승자 독식 효과는 누리면서 고용창출이 많지 않은 회사가 과연 산업발전에 기여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직원 현황(단위:명)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획취재팀기자 jeb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