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섬유를 이용한 자동차용 압출소재 분야에서는 우리가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25년이 걸렸습니다.”
천안 제2공단에 있는 한양소재(대표 박팔용)는 천연섬유를 이용한 자동차용 압출 소재 분야에서 세계최고 기술과 규모를 자랑한다. 이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하나밖에 없는 기업이기도 하다.
박팔용 대표는 “우리 같은 회사가 세계에 약 70개 정도 되지만 국내에서는 우리만 있는 온리 원(Only One) 컴퍼니”라며 “순전히 매출로만 보면 우리가 세계에서 제일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재 특성상, 또 틈새시장에서 세계 1위이기 때문에 이 회사의 매출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지난해 약 350억원 정도를 달성했다. 박 대표는 “올해는 매출 4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우리가 개발한 소재를 자동차뿐 아니라 건축·조경·생활용품 등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양소재가 개발한 소재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차종에 들어간다. 자동차 뒤 트렁크를 열면 좌우 또는 앞에 검은색으로 된 플라스틱 부품이 있는데, 이 부품에 한양의 소재가 쓰인다. 현대, 기아, 한국GM, 쌍용, 르노삼성뿐 아니라 미국 GM도 고객이다.
승용차뿐만 아니라 버스와 트럭용 부품에도 사용된다. 특히 한양의 소재는 천연섬유(목분·대나무·마 등)와 플라스틱(PP·PE)을 주원료로 사용한 첨단 플라스틱 복합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성이 없고 땅에 매립 시 생분해 되는 친환경적이다.
또 제조 공정 중 발생하는 폐기물(스크랩)을 재생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한양소재는 1988년 한화와 벨기에 다국적기업 솔베이그룹이 합작해 만들었다. 1999년 6월 재생(리사이클링) 보드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해 명성을 떨쳤다.
2003년 12월에는 솔베이그룹과 관계를 청산했고 2004년 5월 한화소재에서 현재의 한양소재로 사명을 바꿨다. 이어 2012년 5월에 세계가 주목한 자동차용 신소재를 선보였다. 현대차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소재는 인체에 해로운 휘발성 유기화합물(VOC·Volatile Organic Compounds) 발생을 줄이고 경량화한 친환경 소재로 ‘뱀부스탁(Bamboo Stock)’으로 이름 지었다.
동종업계 중 처음으로 대나무를 원료로 한 뱀부스탁은 비중이 낮고 강도가 높아 자동차 부품 무게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
박 대표는“우리 회사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천연섬유를 사용해 부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물성이 좋고 리사이클링이 가능해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자동차산업은 4~5년마다 모델이 바뀐다. 이 때문에 한양소재는 업계 1등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자동차 소재 한분야만 매진해 온 한양소재는 해외시장 진출과 새로운 먹거리 창출로 또 한 번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금이 해외에 진출하는 적기라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자동차 산업은 변화가 빠르고 장치산업인 탓에 리스크가 커 투자 시기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