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계기간' 다른데, 수치가 틀렸다 합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를 통해 전자신문 보도를 반박하는 글을 잇따라 게재했습니다. 전자신문이 보도한 ‘갤럭시S5 카메라 수율’ 기사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뒤 전자신문이 보도하는 기사 하나 하나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허점을 캐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기사에 대한 반박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자사 블로그에 올리는 반박문 가운데 일부는 기사와 전혀 상관없는 데이터를 근거로 기사를 왜곡해 해석하거나 마치 오보인양 호도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 때문에 전자신문은 잘못된 블로그 글의 문제점과 정확한 사실을 다시 짚어주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비교하면서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판단해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삼성 투모로우 내 ‘이슈와 팩트’에 실린 ‘전자신문이 4월 10일자로 보도한 갤럭시S5 판매 기사와 관련해 말씀드립니다’ 부분입니다.

1. 첫 단락 입니다. 삼성전자의 반박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전자신문은 2014년 4월 10일자 2면에 ‘하루 5500대꼴… ‘갤S5’ 기대 못 미친 출시 효과’라는 제목으로 “갤럭시S5가 출시된 지 일주일 지났으나 판매가 부진하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습니다.

이에 대한 진실은 이렇습니다.

해당 기사는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출시 후 일주일간 판매치를 조사한 기사입니다. 기사 원문 어디에도 ‘일주일이 지났으나’라는 표현은 없습니다.


2. 삼성전자가 왜 ‘일주일이 지났으나’라는 표현을 굳이 썼는지 다음 부분이 잘 말해줍니다.

삼성전자는 기사를 반박하면서 “실제 갤럭시S5는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9일까지 총 9만8500대가 개통됐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개통이 가능한 영업일수(10일)로 나누면 하루 평균 개통 대수는 9850대입니다. 총 판매 일수(14일)를 감안해도 기간 중 매일 7036대가 개통됐다는 계산이 나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한 진실은 이렇습니다.

해당 기사는 분명히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일주일 동안 집계라고 범위를 명시했습니다. 그런데도 삼성전자는 9일까지 데이터를 근거로 기사가 잘못됐다고 주장합니다. 조사 기간이 다른 데이터를 가지고 서로 맞고 틀림을 따질 수 없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반박 데이터가 애초부터 다르다는 것은 첫 단추부터 잘 못 꿰고 반박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사에 언급하지 않은 3일 부터 9일까지 구간 수치가 엄청나게 높아서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이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출시 직후 일주일 간 판매량은 출시 효과를 가늠하기 위한 데이터로 쓰입니다. 더군다나 해당 기사를 작성한 시점은 9일로 삼성전자가 9일까지 언급한 데이터는 일간신문 제작상 확보가 불가능합니다.

통신사든, 조사기관이든 시간차를 두고 판매량 데이터를 집계하는 것과 특정 모델 판매량을 잘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9일 당시 제 3자가 실제로 확보 가능한 데이터는 2일까지 출시 이후 일주일치 데이터였습니다. 전자신문은 보도 시점에서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3. 삼성전자는 전자신문이 기사에 인용한 수치를 다시 확인하며 반박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삼성전자는 “해당 기간(3월27일~4월2일) 중 SK텔레콤을 통한 갤럭시 S5의 실제 개통량은 3만8500대로 갤럭시노트3(2만1350대) 대비 두 배 가까이 개통됐습니다”고 밝혔습니다. 기사를 읽지 않았다면 반박글을 접한 독자들은 ‘오보’라고 판단할만한 대목입니다.

이에 대한 진실은 이렇습니다.

해당 기사에는 출시 직후 일주일 동안 통신 3사를 통한 갤럭시S5 개통량이 약 3만8000대, 갤럭시노트3는 2만1000대 개통됐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습니다.

SK텔레콤만 영업이 가능했다는 점도 같이 언급했기 때문에 대부분 물량이 SK텔레콤을 통해 개통됐다는 점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이 수치는 다른 근거로 활용된 애틀러스리서치 조사보다 앞서 언급했습니다. 제목과 위에 언급된 하루 개통량 5500대도 이 기준에 근거한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기사에 언급한 이런 사실은 아예 거론하지 않고, 기사에 언급한 애틀러스리서치 데이터만 가져와 ‘기사가 틀렸다’고 단정했습니다. 그것도 앞서 기사에서 언급한 데이터를 인용해 그 근거로 삼았습니다.

기사에 인용된 애틀러스리서치의 조사도 ‘1000여개 판매점 샘플링 조사’ ‘애틀러스리서치’라는 출처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 데이터는 이미 8일 웹에 공개 된 정보입니다. 신문은 근거가 합리적이라면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정보를 기사에 넣는 것이 맞습니다. 통신사 집계와 시장조사기관의 집계 내용을 함께 실었는데, 두 수치가 서로 다른 것을 비교하며 하나의 데이터는 오보로 몰고 가고 있는 것입니다.


4. 삼성전자는 갤럭시S5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기간 중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개통 규모는 영업정지 직전 시장 대비 1/3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한 진실은 이렇습니다.

이통시장 규모가 1/3 수준이라고 해도 2012년 갤럭시S3 하루 5만대에 비해 1/10 수준이란 데이터가 왜 ‘저조하다’라는 것에 충분한 근거가 됩니다. 해당 기간 동안 영업이 가능했던 SKT가 국내 이통시장 50%를 점유한 사업자라는 것을 감안하면 비교는 더욱 명확해 집니다.

전자신문은 해당기사에서 초반 물량 부족과 이통사 영업정지라는 조건도 명시했습니다. 판단이 되는 근거는 모두 밝혔습니다. 물론 삼성전자는 여기에서도 기사에 언급한 2일이 아닌 9일까지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5. 마지막 대목입니다. 삼성전자는 “전자신문은 갤럭시 S5의 정확한 판매 대수를 확인하지도 않고 해당 기사를 임의로 작성해 독자들이 갤럭시 S5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오해하게 했습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한 진실은 이렇습니다.

‘정확한 판매대수를 확인하지도 않고’ ‘임의로 작성해’라는 표현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전자신문은 정상적인 확인 과정을 거쳐 기사를 출고했습니다.

기사의 사실관계에 잘못이 있다면 바로 잡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기사를 왜곡해 꼬투리를 잡는 대응은 비상식적입니다.


▶전자신문 관련 보도 http://www.etnews.com/20140409000175

▶삼성 투모로우 반박문 http://samsungtomorrow.com/DEMED

기획취재팀 jeb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