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유리 공정 더 이상 3D가 아니다…가공 기술 개발 활기

최근 스마트기기 커버글라스용 강화 유리를 가공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활기를 띄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업체들이 도맡으며 ‘3D’ 업종으로 치부됐던 강화 유리 산업도 고부가가치를 낳는 분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근래 국내 장비 전문 업체들은 강화유리 절삭·연마·면취 등 새로운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자동화하는 장비들을 잇따라 개발했다.

강화 유리는 일반 유리를 먼저 자른 뒤 마지막에 강화되는 공정이었다. 기존 방식은 400℃ 정도의 강화로에서 4~8시간을 거쳐야 해 생산 병목으로 작용했다. 유리가 쉽게 깨지기 때문에 먼저 강화 공정을 거칠 수도 없었다.

최근 국내 장비 업체들이 강화 유리 자체를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공정 기술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것은 절삭 장비다. 로체시스템즈와 엘티에스 등 레이저 장비 업체들은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을 겨냥해 레이저 강화 유리 커팅 장비를 개발했다. 커버글라스일체형(G2)과 같은 원글라스 TSP에서는 커버글라스 위에 패턴을 형성해야 하는 만큼 강화 유리를 쉽게 가공할 수 있으면 그만큼 수율이 개선된다. 워터제트나 고압으로 타격을 주는 방식 등도 강화 유리를 절삭하는 데 사용됐지만 불량률이 높아 레이저가 절삭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대두되고 있다. 레이저 소스의 가격 문제만 해결되면 레이저 절삭 방식 확산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휘닉스디지탈테크는 강화 유리 연마용 자동화 장비를 개발해 화제가 됐다. 연마 공정은 주로 수작업으로 이뤄졌지만 이를 자동화한 것이다. 게다가 이 장비는 10㎛ 간격까지 측정하는 비전(vision) 기능을 이용해 패턴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해 연마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홀을 가공할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했다.

라미넥스는 열로 면취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어냈다. 면취란 종래 각져 있던 부분을 둥글게 마감하거나 테이퍼 처리하는 공정이다. 이 장비는 유리에 열을 가해 부드럽게 면취할 수 있는 기술로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자회사인 동우화인켐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기술료까지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강화 유리 가공 기술을 확보하면 TSP 공정에서 원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진다”며 “최근 장비 업체들이 신사업으로 이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