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선진국, 독일을 해부한다](하)산업 혁신 핵심 키 ‘에너지’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추진을 통한 제조업 혁신으로 생산성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인력과 에너지 등 투입 비용을 최소화하되 제품생산 능력은 최대화한다. 산업 자동화와 지능형 공장으로 대표되는 독일 산업 혁신 핵심 키는 ‘에너지’다.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빨리,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곧 최대 경쟁력이라는 판단이다.

지능형 공장을 구축하면 에너지소비를 최소화 해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사진은 유럽 최고 생산성 공장으로 꼽힌 지멘스 암벡공장에서 한 직원이 생산제품을 점검하는 모습.
지능형 공장을 구축하면 에너지소비를 최소화 해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사진은 유럽 최고 생산성 공장으로 꼽힌 지멘스 암벡공장에서 한 직원이 생산제품을 점검하는 모습.

독일과 국내 전문가는 산업에서 제조업 비중이 큰 우리도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인더스트리 4.0 개념을 도입한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힌다. 귄터 클롭쉬 한국지멘스 인더스트리부문 사장은 “한국에서 제조업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에너지효율 향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제조업 강국이라는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지능형 공장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보유하고 제조업이 차지하는 경제 비중이 21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가운데 매우 높은 편이지만 현대적인 제조업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시작 단계라고 지적했다.

클롭쉬 사장은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조업 혁신을 꾸준히 추구하는 한국형 창조경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도 우리나라에 아직은 경쟁 우위가 있는 제조업 혁신을 통해 창조경제의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에 대비해야 할 것을 당부했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제조기술 선진화 추세에 대응, 우리나라는 기존 정책을 재검토해 ‘제조업 업그레이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래 제조업이 개별·?춤형, 소량 생산 체계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제조업 생산 체계 혁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형 제조업 혁신 전략, ICT와 제조업의 결합, 사이버물리시스템(CPS) 등 오픈형 시스템 연구개발과 표준화 등이 시급하다”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ICT 인프라와 기술이 제조업과 결합해 혁신을 이끌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베르트 노이하우저 지멘스 모션제어시스템사업부 사장은 “앞으로 어떤 혁신을 꿈꾸는 기업이라면 인더스트리 4.0 비전, 지능형 공장으로의 진화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이 기류에 동참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노이하우저 사장은 “지능형 공장으로 진화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미래 제조업이 가야할 방향”이라며 “독일이 운이 좋게 이 길에 먼저 들어섰을 뿐”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