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삼성은 언론 길들이기를 중단하라”

전국 언론인 1만2000여명을 조합원으로 둔 국내 최대 언론조직인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삼성전자의 전자신문 소송전에 대해 ‘거대 자본의 언론 길들이기’로 규정하고 조합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언론노조는 15일 공식 성명을 통해 “언론의 사실 보도를 둘러싸고 촉발된 이번 사태를 ‘거대자본에 의한 언론 길들이기’로 규정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삼성은 막강한 자본력으로 언론을 길들여보겠다는 후진적인 발상을 더 이상 고수하지 말고 상식적인 언론관에 입각한 기업 활동을 펼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독자들은 언론을 통해 사실을 파악하고 언론은 그러한 독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거대 광고주의 지위를 이용해 보도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은 언론사뿐만 아니라 독자들을 기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역설했다.

언론노조는 언론계 내부에 일고 있는 왜곡된 기류에도 일침을 가했다. 성명에서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마치 기회를 잡기라도 한 듯 이 틈을 이용해 거대 광고주에 대해 우호적인 보도를 내보내고 있는 다른 언론사들의 부끄러운 행태”라며 “언론사로서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거대자본에 맞서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지켜보려는 외로운 싸움에 동참해야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언론노조는 “이번 사태를 통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언론인의 사명을 다시금 깨닫게 되길 바란다”며 “1만2000 언론인들은 이 사태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자본권력으로부터 언론의 사명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 jeb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