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을 비롯한 전력그룹사는 정부의 공기업 정상화 요구를 오히려 혁신의 기회로 삼자는 분위기다. 철밥그릇이 주어졌다면 이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이 직접 나섰다. 조 사장은 지난 1월 7일 한전기술과 한전KPS, 한전KDN 등 5개 자회사를 시작으로 총 11개 자회사에 대한 정상화 대책 협력 행보를 마무리했다.
한전 수장이 직접 자회사를 일일이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경영진은 물론이고 현장 직원까지 직접 만나 정상화를 위해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한전과의 공조체제 강화도 주문했다. 조 사장은 자회사 사장 등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 대표적 공기업인 한전과 자회사가 공기업 정상화 대책에 모범적 역할을 수행하여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공기업 정상화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번 기회에 경영 전반에 대한 점검과 혁신의 기회로 삼아 끌려가는 혁신이 아닌 자발적인 혁신을 이루어줄 것”을 당부했다. 한전은 앞으로도 전력그룹사 사장단회의 등을 통해 한전과 자회사 정상화 추진대책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자회사도 화답하듯이 잇달아 혁신방안을 앞서 수행할 것을 다짐했다. 정부가 제시한 부채 감축과 복리후생 축소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기술개발과 ICT융합, 상생경영 등을 통해 역량을 업그레이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한전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자구계획을 수립하고 부채감축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고자 경영혁신추진단을 구성했다.
특히 제도문화혁신비대위는 대내외 변화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선도적이고 자발적인 경영혁신과 새로운 조직문화 구현이라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한전 관계자는 “제도 문화 혁신비대위가 주축이 되어 경영 혁신 안건 시행 효과와 시행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글로벌 톱 그린 앤드 스마트 에너지 파이오니어(Global Top Green & Smart Energy Pioneer)’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 한전은 신(新)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