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업계가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경쟁 관계에 있는 미국 업체가 반덤핑 관세 판정으로 폴리실리콘 최대 수요국인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실리콘은 1만5000톤 규모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률을 100%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2012년 12월 만기 도래 어음 80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 처리됐다. 이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지난해 9월 법정 관리 10개월 만에 조기 졸업했으며 지난달 공장을 재가동했다. 한국실리콘은 중국을 중심으로 폴리실리콘 수요가 지속 증가해 연말까지 풀가동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올해 생산 목표는 1만톤이다.
한국실리콘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은 주춤해졌지만 웨이퍼·잉곳 기업이 밀집한 중국, 대만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라며 “디보틀네킹(공정 개선을 통한 생산능력 향상)을 통한 생산량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달부터 울산 소재 1만톤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을 풀가동한다. 상반기 이후 업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 계획이었지만 제품가격 상승에 따라 시장 진입을 앞당겼다. OCI는 지난해 9월 풀가동 체제에 접어들었으며 디보틀네킹도 재개했다. 내년 3분기 1만톤 증설을 완료하면 생산능력은 5만2000톤까지 늘어나게 된다.
국내 폴리실리콘업계가 공격 행보에 나서는 것은 폴리실리콘 수요 상승과 더불어 최대 수요처인 중국 내 가격경쟁력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당 17달러에 머물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수요 상승으로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오르며 22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상무부가 지난 1월 햄록, 선에디슨 등 미국 폴리실리콘 기업에 50%가 넘는 반덤핑 관세율을 적용하면서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했다. 중국 상무부는 OCI와 한국실리콘, 한화케미칼, 삼성정밀화학 등 국내 폴리실리콘 제조기업에 2.4~12.3%의 관세율을 부과했다.
글로벌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국내 기업 점유율도 높아질 전망이다. OCI는 증설을 완료하면 중국 GCL에 이어 세계 2위 폴리실리콘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한화케미칼, 한국실리콘, 삼성정밀화학과 MEMC 합작회사 SMP를 포함하면 국내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연 8만7000톤으로 늘어난다. 올해 중국의 연간 폴리실리콘 수입량은 8만톤 내외로 당분간 국내 물량 진출이 미국 기업 물량을 상당부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산업투자조사실 박사는 “중국 내 폴리실리콘 수입비중은 독일 32%, 미국 28%, 한국 27% 순이지만 당분간 국산 제품 점유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중국이 자국 제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국내 폴리실리콘 업계는 신공법 개발 등 노력으로 생산가격을 더욱 낮춰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주요 기업 생산능력
자료: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