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해외 일류대학의 교수들은 자신의 대학 강의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제3 세계에 있는 10대 소년부터 실리콘밸리에서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창업가에 이르기까지 집안에서 자유롭게 하버드나 스탠퍼드의 석학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약 180만명의 학습자들이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를 경험했다. 미국의 코세라, 에드엑스, 유다시티가 대표적인 MOOC 공급자다.
코세라는 2012년 1월 앤드루 융 스탠퍼드대 컴퓨터 공학과 교수와 대프니 콜러 교수가 공동 창업해 플랫폼을 만들었다. 1년여만에 170만명이 등록했는데, 이는 페이스북의 빠른 성장세에 비견될만하다. 코세라는 현재 스탠퍼드, 시카고, 예일, KAIST 등 전 세계 100여개 대학에서 620종의 강좌를 개설해 세계 최대 규모의 MOOC 서비스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미국 교육협의회(ACE)로부터 학점인정을 받은 강좌도 5종 운영하고 있다.
앤드류 융 교수는 “코세라는 학습과 네트워킹을 위한 허브”라며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데에 그치지 않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연결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세라는 각 수업의 수강생별로 각자 온·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도록 돕는 ‘meet-ups’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하버드대학과 MIT가 합작해 만든 에드엑스는 첫 번째 강의에서 37만명 이상의 수강생을 모아 돌풍을 일으켰다. 인도 자발푸르의 17세 소년이 ‘회로이론과 전자공학’ 수업을 우수하게 이수해 MIT로부터 공식 입학허가를 받아 큰 화제를 모았다. 에드엑스는 공통플랫폼을 기반으로 컨소시엄 대학교에서 독자적으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에드엑스 본부에서 컨소시엄 대학교의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기도 한다.
설립된 지 가장 오래된 유다시티는 깊이 있는 교육 콘텐츠 생산에 집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MOOC 공급자 중 최초로 조지아공대 학위를 인정해주는 컴퓨터 공학 석사과정을 개설했다. 누구라도 돈을 내고 승인을 받으면 온라인으로 석사학위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앞으로 유다시티는 MOOC 강의만으로 학위를 딸 수 있는 ‘온라인 마스터’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세바스찬 트런 스탠퍼드 교수는 “그동안 고등 고급 교육을 받을 여유가 없던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인 대학 교육계의 민주화 바람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