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호주 연구진, 실리콘 기반 양자컴퓨터 실용화 가능성 첫 입증

한국·미국·호주 연구진이 실리콘 기반의 양자컴퓨터 실용화 가능성을 처음 입증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원장 박영서)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 미국 퍼듀대학교와 공동으로 실리콘 물질을 이용해 다중 큐비트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음을 처음 입증했다고 22일 밝혔다.

류훈 KISTI 연구원
류훈 KISTI 연구원

큐비트는 기존 디지털 컴퓨터의 비트와 같은 역할을 하는 정보의 기본단위로 여러 개의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이 큐비트의 원리를 이용하면 양자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

이 연구에선 뉴사우스웨일즈대학이 주사형 터널 현미경을 이용한 공정으로 소자를 제작하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퍼듀대가 계산을 통해 소자특성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연구진은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소자 특성을 측정하는 것 외에 동작의 타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KISTI의 슈퍼컴을 이용했다. 이 동작 타당성 계산에는 행렬 크기가 최대 3000만×3000만에 달해 기존 SW로는 계산이 어렵다.

KISTI측은 뉴사우스웨일즈대학에서 제작한 샘플의 성능 측정결과가 다중 큐비트 시스템으로서 적합하다는 사실을 슈퍼컴퓨터 기반의 계산을 통해 이론적으로 밝혔다. KISTI는 3차원 반도체 물질의 전자구조 계산 SW를 개발해 퍼듀대학과의 협동 계산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고 KISTI가 수행중인 첨단 사이언스·교육 허브 개발사업(EDISON)인 ‘차세대 반도체 소자 및 소재 특성 계산 SW 개발·활용 연구’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류훈 선임연구원은 “현재 연구결과는 두세 개의 인 원자를 집적한 것으로 실리콘 기반의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한 기본단계”라며 “향후 더 많은 인 원자를 가진 큐빗 시스템의 성능을 계산해 실리콘 기반 양자컴퓨터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설계의 가이드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