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 대통령 방한]한미 FTA 이행 문제제기 전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문제도 집중 거론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미국 현지에서 미국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태미 오버비 미국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한미 FTA 이행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워싱턴에 있는 상의 본부에서 가진 오바마 대통령 아시아 순방 기자간담회에서 “이행이 제대로 안 되는 협정은 종이로서 가치조차 없다는 것이 미국 산업계의 생각”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FTA 이행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미 FTA 이행 문제와 관련해 광범위한 리스트를 갖고 있다”며 “자동차, 금융, 제약, 의료장비, 원산지 규정, 관세, 세무감사 분야 문제 제기가 있을 것”이라며 사안별로 구체적 언급이 뒤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완벽한 FTA 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강한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26일 열리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초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초청 조찬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거론될 전망이다. 이날 간담회도 ‘미국 투자 기회와 한미 FTA 이행’을 주제로 열린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한미 FTA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아 미국 측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미국 재계와 의회 일각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미 재부부는 이달 중순 반기보고서에서 한국 당국이 원화절상을 막기 위해 공격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며 환율시장 개입을 예외적인 상황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반기보고서에는 미국의 한국 무역수지 적자폭이 크고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1% 수준으로 전년에 비해 1.9%P 증가했을 뿐 아니라 지난 1999년 이래 최고 수준이라며, 무역수지 흑자도 GDP 대비 5.6%를 기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207억달러로 한국 GDP의 2% 수준이며 전년 대비 24.7% 상승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 정계, 산업계가 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으며 우리 당국의 환율 개입도 적잖은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 방한에서 FTA의 성실한 이행 정도를 촉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환율시장 개입 자제나 무역적자 시정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