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주도 첨단 소재시장서 중견·중소 전문업체들 돋보여

그동안 전통 대기업들이 주도해왔던 첨단 소재 시장에서 최근 중견·중소 전문업체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첨단 소재사업은 일단 원천 기술과 특허 등을 확보하면 고부가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데다 ‘롱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견·중소 소재업체들은 발광다이오드(LED)·유기발광다이오드(OLED)·3차원(D) 프린팅 등 첨단 전자소재 분야에서 연구개발(R&D) 성과를 잇따라 거두면서 사업화에 탄력을 받고 있다.

잉크 전문업체인 알파켐은 지난 5년 전부터 기존 주력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전자소재 사업에 투자해 왔다. 특히 컬러 밀베이스, OLED 재료, 광학 접착 코팅 등 고부가가치 소재를 집중 연구 해왔고 현재 개발 마무리 단계다. OLED 재료로는 정공수송층(HTL), 전자수송층(ETL)에 들어가는 소재를 개발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부 품목은 올해 대규모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며 “향후 2년 내 신규 전자소재사업이 기존 디지털 프린터 사업 비중을 제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성동박적층판(FCCL)·OLED 소재 전문업체인 이녹스도 올 하반기 OLED 소재 관련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본격 양산에 들어간 2레이어 FCCL도 조만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하반기 큰 폭의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지난 1분기에는 462억원 매출액과 88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했었다.

AM OLED 청색 발광 재료 양산에 성공했던 대주전자재료도 전자소재 사업 비중을 매년 늘려나가고 있다. 특히 LED 형광체와 OLED 소재 등 신규 사업을 중심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최근 3D 프린팅 소재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대림화학은 3D 프린팅 소재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3D 프린터 제조사인 오브젝트빌드와 함께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다.

한편 LG화학·제일모직 등 국내 소재산업을 끌어왔던 대기업들은 최근 전자소재 사업 성적표가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1분기 LG화학의 정보소재부문 매출은 6703억원, 영업이익은 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62% 감소했다. 제일모직 역시 1분기 매출 3651억원, 영업이익 18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 53%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들 대기업에서 전자재료 사업 매출 비중은 큰 편이 아니었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쏠쏠했었다. 일부 기업은 전자재료 사업 이익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길 때도 있었다.

전자소재 대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소재 산업 규모가 컸던 디스플레이 시장에 치중하다 보니 전방 산업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술력만 갖췄다면 전문 기업이 틈새 소재 시장에서 유리한 측면도 있다”며 “그러나 공급망관리(SCM) 역량이 취약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