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보험 청구시스템에 적용하는 표준 소프트웨어(SW)를 개발, 병원 등 의료기관에 제공한다. 의료 공기관이 병·의원마다 각기 다르게 사용하는 의료용어 정보체계 대상으로 표준 SW를 개발,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가 아닌 전국 의료기관 현장에서의 실질적 의료정보 표준화 첫 걸음으로 평가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용 표준 SW 개발 연구를 연내 완료하고 내년 초 SW 개발에 착수한다고 28일 밝혔다. 2015년 상반기 SW 개발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모듈 단위로 의료기관에 제공할 예정이다. 의료기관은 공개된 해당 SW를 가져다 의료보험 청구시스템에 적용하면 된다.
의료현장에서는 병원별로 병명과 증상 등의 용어체계가 표준화돼 있지 않아 사용이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감기 증상에 대해 ‘목이 아프다’ ‘열이 난다’ ‘콧물이 난다’ 등으로 모두 다르다. 병명도 동일 증상에 맹장염, 충수염, 충수돌기염으로 다양하다. 의료용어가 혼용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보험 심사 등 각종 의료기관 대상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이 수행 중인 의료용어 표준체계 기반으로 SW를 개발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초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지정받아 보건의료 분야 표준화(WHO-FIC)협력센터를 출범했다. 보건복지정보개발원이 담당하는 WHO-FIC협력센터는 국제질병분류(ICD), 국제의료행위분류(ICHI), 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ICF) 등 의료현장에서 사용하는 표준용어와 분류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의료기관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의료정보 표준화를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실제로 병원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은 드물었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표준 SW를 제공하면 전국 병원현장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첫 의료정보 표준화 산물이 될 것”이리고 전했다.
SW는 어느 시스템에도 적용 가능하게 호환성을 갖춰 일반 의료기관에 제공한다. 이병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경영정보부장은 “표준 SW는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모듈별로 제공할 예정”이라며 “의료기관의 관련 시스템 구축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W 적용은 전산조직을 갖추고 있는 대형 의료기관은 자체 수행이 가능하고 중소 의료기관도 적은 비용으로 외주업체에서 구축이 가능하다. 향후 의료기관 간 진료 공유 등을 위한 정보체계 표준화의 기반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병원의 해외 진출 지원도 가능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정보 표준 SW 개발 현황 /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