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 업계, 모바일 의존도 줄이기 특명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업체 우전앤한단은 자회사 네오플렘을 통해 주방용품을 생산하고 있다.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업체 우전앤한단은 자회사 네오플렘을 통해 주방용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소재부품 전문 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탈 모바일 행보에 나서는 소재부품 업체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기·LG이노텍 등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 소재부품 업체들도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소재부품 업체들이 스마트폰 대체 수요처로 꼽는 곳은 자동차 전장 시장이다. 최근 자동차에 전장 부품이 확산 채택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장 부품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LG이노텍이다. LG이노텍은 자동차에 쓰이는 각종 모터뿐 아니라 발광다이오드(LED) 전조등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650억원에 불과했던 자동차 전장 사업 매출은 지난해 4500억원으로 급증했다. LG이노텍은 올해 자동차 전장 사업으로 4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견기업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카메라모듈 업체 엠씨넥스는 지난 5년간 자동차 카메라 시장에서 세계 톱5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신차 출시 때 후방 카메라 장착을 의무화하면서 자동차 카메라 수요는 올해부터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엠씨넥스는 올해 자동차 전장 사업에서 800억~10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업체 세코닉스도 자동차 전장 카메라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이 회사는 당초 자동차 카메라 렌즈를 생산하다 모듈 사업까지 진출했다. 올해 세코닉스의 자동차 전장 카메라 및 렌즈 매출은 5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3%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전장 사업은 올해 회사 전체 매출 비중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급성장하는 블루오션 시장에 주목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국내 소재부품 1위 기업 삼성전기는 전자가격표시기(ESL) 시장 공략에 나섰다. ESL은 마트 매장에 진열된 상품의 가격·원산지·할인기간 등 정보를 전자 라벨로 보여주는 기기다. 삼성전기는 우선 해외 유통시장에 안착한 후 국내 시장에 역진출할 계획이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ESL 수요가 늘고 있어 삼성전기는 올해 ESL 매출이 전년 대비 갑절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폰 케이스를 주로 생산해온 우전앤한단은 주방용기·가전 시장에 주목했다. 스마트폰 시장 만큼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고 수익성도 좋기 때문이다. 우전앤한단은 최근 용인 공장 스마트폰 라인을 개조해 가전 부품 등을 만들고 있다. 올해 모바일 외 사업에서 5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가 높은 회사들을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신규 사업 매출 비중을 높여 스마트폰 수요 둔화 충격을 상쇄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