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라인업 확대…유통매장이 변화한다

“좁은 매장에 모든 라인업(제품군)을 비치할 수는 없죠. 고객이 매장에서 확보하지 않은 모델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다른 곳을 추천합니다.”-테크노마트 관계자

“과거 골드존(주력제품 전시 공간)에 한 두개 모델이 들어갔다면 최근에는 그 수가 6~7개로 늘었습니다.”-롯데하이마트 관계자

전자 유통가 제품 전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초고화질(UHD)과 곡면 TV 그리고 융복합 가전제품, 1인 가구 제품 등 라인업이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과거와 달리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한두 개 주력모델만이 아닌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보해야 하는 것도 요인이다. 예전에는 제조사와 유통업계가 시장 트렌드를 보고 한두 개 모델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소비자 개성이 다양화하면서 전략이 바뀌고 있다.

이 여파로 테크노마트와 같은 전자제품 집단상가에서는 입점 매장간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매장별로 주력모델만을 확보하고 다른 모델은 다른 매장에 넘기거나 또는 바로 ‘도매가’로 구매해 판매하는 협업모델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TV와 냉장고를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이 크게 늘고 있다. 기술 진화와 함께 최근 제품 교체 주기에 맞춰 제조사들이 새로운 가치 제공으로 고객 시선 끌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양한 모델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도 요인이다.

유통가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UHD TV 존을 별도로 구성하고 있다”며 “냉장고도 도어(문)가 3개에서 많게는 6개까지 다양하고, 상냉장하냉동 트렌드까지 겹쳐 전시 제품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TV의 경우 50인치 이상의 대형 사이즈 제품 수요가 늘면서 최근에는 UHD·곡면·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특색에 따른 제품을 매장에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컨대 UHD TV는 평면과 곡면 그리고 패널에 따라 LED와 OLED(하반기 출시 예정)를 전시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장 트렌드가 이들 차세대 TV군으로 완전히 넘어가지 않았고 ‘1인 가전제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나타낸다. 종전과 마찬가지로 풀HD TV 라인업과 1인 가구를 위한 중소형 인치 TV도 확보해야 한다.

냉장고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초반 보편화된 양문형 냉장고가 큰 변화 없이 유지되다가 지난해부터 ‘융·복합’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맞았다. LG전자는 지난해 가을 정수기냉장고를 출품한데 이어 올 들어서도 지난달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이달중 김치냉장고를 결합한 ‘디오스 김치톡톡 프리스타일’ 냉장고를 출시한다. 내달에는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냉장고 내부를 볼 수 있는 ‘스마트 냉장고’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10월 정수된 물과 얼음 그리고 탄산수를 마실 수 있는 ‘스파클링 냉장고’를 출시했으며 올 들어서는 세계적인 요리사(셰프)와 공동 기획한 ‘셰프 컬렉션 냉장고’를 내놓았다.

LG전자 관계자는 “2000년대 초중반 양문형 냉장고를 구매한 고객들이 제품 교체시기가 도래하면서 새로운 타입의 제품을 찾고 있다”며 “최근 나만의 스타일을 강조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