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전국의 주유소 1441개 업체를 대상으로 ‘석유거래상황 보고제도 변경의 업계영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85.6%가 가짜 석유 등 불법유통 방지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오는 7월부터 주유소들이 석유관리원에 도매구입과 소매판매 물량 등 거래상황기록부를 주간 단위로 보고토록 했다. 현재 월간 단위로 보고하고 있는 주유의 거래상황 보고주기를 단축해 물량 흐름을 파악, 가짜석유 등 불법 유통을 근절한다는 취지다.
주유소 운영자들은 거래상황 보고제도의 변경 사항에 대해 대부분 인지(91.2%)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법유통 방지 효과에 대해선 ‘별로 효과 없다’(38.0%), ‘전혀 효과 없다’(47.6%) 등 부정적인 전망이 주를 이뤘다.
보고주기 단축이 가져올 업무 부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부담’(70.4%), ‘약간 부담(21.4%) 등 91.8%가 업무 부담이 커질 것으로 바라봤다.
업계는 영업비밀 침해 또는 영업정보 유출(33.9%), 거래상황 관리 미숙 등으로 인한 단속대상 포함(29.8%), 추가비용 부담(21.0%) 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정유사 등 공급사와의 거래정산 방식은 ‘월간단위로 세금계산서를 수취’(91.3%)하는 방식이 가장 많았고 매출처와의 거래정산 주기는 월간 단위(83.0%)다. 거래상황기록부 작성은 ‘월말 세무정산 시 일괄 정리(67.0%)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업계는 부정유통 방지를 위한 보고제도 강화에 대해 ‘단속 편의를 위한 행정편의적 규제’(42.0%), ‘주유소에 부담만 가중되는 실효성 없는 대책’(39.9%), ‘효과에 비해 상대적 비용과다 정책’(9.1%) 등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으며 ‘석유 부정유통 근절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는 대답은 6.5%에 불과했다.
대안으로 ‘부적유통에 대한 처벌강화(26.0%)’ ‘유류세율 조정을 통한 유종 간 가격차이 축소(18.8%)’ ‘현장 업계와 협의해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18.3%)’ ‘노상검사 등 현장단속강화(18.2%)’ ‘세제지원 등 인센티브를 통한 자발적 참여 유도(11.3%)’ 등이 제시됐다.
김정원 중기중앙회 소상공인정책실 부장은 “석유거래상황 주간보고에 대해 주유소업계 소상공인들이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다”며 “다시 한 번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가짜 석유 근절을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